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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왼쪽)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진: 연합ㆍ고려아연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28일 예정된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더욱 격화되고 있다.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의결권행사허용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반복적인 불법행위를 통해 자신들의 의결권을 제한하려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2일 고려아연의 호주 계열회사인 ‘썬메탈코퍼레이션(SMC)’이 보유한 영풍 주식 10.3%를 그 모회사인 ‘썬메탈홀딩스(SMH)’에 넘기는 방식으로 새로운 상호주 관계를 형성했다. 영풍ㆍMBK 측은 이러한 조치가 ‘영풍이 보유하는 고려아연 주식 의결권 제한은 위법’이라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판결이 나온 지 사흘 만에 이루어진 위법적인 순환출자생성 시도라고 비판했다.
또 13일 고려아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유고 시 4명의 의장 직무대행자를 결의한 것을 두고 “영풍ㆍMBK의 의결권을 제한하고 정기주주총회를 파행으로 이끌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주주총회 현장에서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의결권 제한의 위험이 있어, 정당한 의결권 보호의 수단으로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측은 이번 가처분 신청을 “MBK가 홈플러스 사태 긴급현안질의가 이뤄지는 당일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을 노골화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SMH와 SMC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형성한 상호주 관계를 위법이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달려간 꼴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MBK에 대해 “빚으로 기업을 인수한 뒤 부채를 인수기업에 떠넘기고, 알짜자산을 매각하며 근로자를 구조조정하는 등 사실상 인수기업을 껍데기로 만들어온 실체”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근 홈플러스의 기습적인 회생신청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고려아연의 이사회 장악에 혈안이 돼 있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73.7%가 고려아연에 대한 M&A 등 MBK의 이익추구 활동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며 “MBK의 국가기간산업 인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62%에 달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SMC의 영풍 주식 10.3%를 SMH에 현물배당한 조치에 대해 고려아연은 “SMC는 자신의 기업가치와 미래성장동력을 지키기 위해 주식회사라는 점에 대해 법적 다툼이 없는 SMH에 영풍 주식을 현물배당하는 합리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법원이 영풍ㆍMBK가 제기했던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 효력 정지 가처분에 대해 “상법 제369조 제3항은 관련 회사가 모두 상법 제4장에서 규정하고 있는 ‘주식회사’에 해당해야 적용될 수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라는 입장이다.
이어 오는 28일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투기적 사모펀드, 환경파괴 기업으로부터 고려아연을 지켜낼 것”이라며 주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영풍은 18일 주주서한을 통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70% 지분을 보유한 영풍정밀의 주주제안에 대해 “소수주주권 행사라는 탈을 쓴 악의적 방해공작”이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대했다. 영풍정밀은 앞서 영풍의 정기주주총회에 △집중투표제 △현물배당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김경율 후보 추천 안건을 제안했다.
영풍은 “영풍정밀이 제안한 집중투표제 및 현물배당을 위한 정관개정, 사외이사 선임 등의 안건은 최윤범 회장 일가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 지위를 위협하고 최 회장 측 인사를 영풍 이사회에 진입시켜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라며, 이는 “영풍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특히 집중투표제 도입에 대해서는 “현행 지분 구조상 일반 주주가 집중투표제를 통해 이사를 선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1대 주주가 56.84%, 2대 주주인 최윤범 회장 일가가 15.54%를 보유한 상황에서 집중투표제가 도입되더라도 일반주주들의 지분율만으로는 이사회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려아연은 “폐수 및 카드뮴 유출 등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70일에 육박하는 조업정지 철퇴를 맞은 영풍과 MBK가 손을 잡고 알짜기업이자 국가기간산업인 고려아연 장악에 혈안이 되고 있다”며 “영풍ㆍMBK 연합에게 고려아연이 넘어갈 경우 홈플러스와 같은 사태가 되풀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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