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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100년 후 서울은…“자연과 공존하는 공동체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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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3-23 14:30:18   폰트크기 변경      

21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총괄건축가 파트너스 포럼’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 사진=전동훈 기자.


[대한경제=전동훈 기자] “미래 서울은 콘크리트 빌딩 숲을 뛰어넘어 자연과 인간, 과학기술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도시이길 희망합니다.”

지난 21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Nexus 서울 Next100 : 총괄건축가 파트너스 포럼’에 참석한 중소 설계사무소 대리 A씨는 서울의 미래 도시계획 패러다임 전환에 기대감을 표했다.


이번 포럼은 세계적인 도시ㆍ건축ㆍ조경 전문가와 시민들이 함께 서울의 미래를 논의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과 도시품격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현장은 건축학과 대학생, 건축ㆍ건설업계 관계자 등 400여 명의 시민들로 성황을 이뤘다.

첫 기조발표에 나선 강병근 서울시 총괄건축가는 “자연의 도시화에서 도시의 자연화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고, 도시 건설이 아닌 공동체 건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화려한 외관의 ‘소유 중심 도시’보다 실질적인 삶의 질을 높이는 도시가 필요하지 않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응답한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는 공공 공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도시 공간의 혁신적 활용법을 제시했다.


21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총괄건축가 파트너스 포럼’에서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전동훈 기자.


페로는 “자연광을 지하로 끌어들이는 것이 도시 생활의 질을 높이는 핵심”이라며 이화여대 캠퍼스 프로젝트를 모범적 사례로 꼽았다. 그러면서 “공공 공간은 단순히 도시의 빈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도시 자체를 변화시키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건축가 벤 반 베르켈은 “5분 거리 내에서 모든 일상이 가능한 도시가 필요하다”며 “고층 건물에 ‘하늘 속 동네’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자동차 중심에서 벗어나 통근 시간을 줄이는 것이 행복의 핵심”이라며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도로 공간의 재구성을 강조했다.


21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총괄건축가 파트너스 포럼’에서 건축가 벤 반 베르켈이 강연하고 있다. / 사진=전동훈 기자.


독일 건축가 위르겐 마이어는 “지속가능한 서울의 비전은 자연과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며 다섯 가지 지속가능성 원칙을 제시했다.


마이어는 경제ㆍ생태ㆍ사회ㆍ문화적 측면의 통합적 접근법을 강조하며 “서울의 미래는 단순히 스마트한 도시가 아닌, 회복력 있고 포용적인 도시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건축가 제임스 코너는 “자연시스템과 도시의 조화”를 강조하며 미국과 중국의 프로젝트 실증사례를 소개했다. 코너는 “도시 내 공원과 정원이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도시의 자연 시스템으로 기능해야 한다”고 짚었다.

영국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은 디지털 혁명이 초래한 ‘외로운 세기’ 현상을 거론하며 “건물 외관의 시각적 복잡성 회복”을 주장했다. 그는 “현대 건물들이 무미건조해진 것은 인간 정서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서울이 한옥의 미학에서 영감을 받아 세계에 도시 인간화의 방법을 제시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강병근 총괄건축가를 좌장으로 구자훈 한양대 교수, 최문규 연세대 교수, 맹필수ㆍ존홍 서울대 교수, 오웅성 홍익대 교수 등 국내 전문가들과 해외 건축가들이 함께 서울의 미래 도시계획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갔다.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건국대 건축학과 재학생 B씨는 “지난 1933년 르코르뷔지에가 창안한 아테네 헌장처럼 서울 100년 헌장을 만들자는 비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며 “도시의 미래를 위한 구체적인 지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홍익대 건축학과 3학년 C씨는 “세계적 건축가들이 제시한 서울의 미래상이 단순한 스마트시티를 넘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유기체적 도시로 수렴된 점이 놀라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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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부
전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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