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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워싱턴DC 연방의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AP=연합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미국이 2일(한국시간 3일) 모든 국가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를 발표한다. 중국과 캐나다ㆍ멕시코를 상대로 시작된 ‘관세전쟁’을 전세계로 확전하는 선전포고로 여겨진다.
특히 4일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 더해 ‘겹악재’를 맞게 된 한국으로선 그야말로 ‘폭풍전야’다.
1일(현지시간) 백악관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한국시간 3일 오전 5시)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리는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행사에서 연설을 통해 상호관세의 구체적 부과 계획을 밝힌다.
상호관세가 이날 발효되면 3일 0시1분(미 동부시간 기준)을 기해 즉각 시행된다. 백악관은 이미 예고한 모든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 추가 관세 부과도 이날부터 시행된다고 재확인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무역ㆍ관세팀과 함께 미국 국민과 노동자를 위한 완벽한 거래가 될 수 있도록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며 “여러분은 아마 24시간 후에 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매체들이 발표 하루 전까지도 상호관세의 대상ㆍ규모 등을 놓고 엇갈린 전망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 적용될 과세 방식과 품목ㆍ규모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백악관 보좌관들이 대부분 수입품에 20%의 관세를 부과하는 보고서 초안을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블룸버그통신은 각 나라에 상호관세가 차등 적용될 가능성을 점치며 국가별 세율을 자체 추산했다.
한국은 미국의 무역적자 규모 기준 7~8위권으로 이른바 ‘더티 15’(Dirty 15ㆍ미국 무역적자 상위 15% 국가)에 포함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관측이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특별히 관심을 보이고 있는 자동차ㆍ반도체ㆍ조선업 등이 주력 품목인만큼 관세전쟁의 ‘핵심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게다가 트럼프가 캐나다와 유럽연합(EU)는 물론 한국과 일본 등 핵심 동맹국들에 대해서도 ‘예외없는’ 관세 기조를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는 데다, 오히려 더 혹독한 요구들도 가차없이 내놓고 있는 만큼 폭풍을 피해가긴 힘들 것이란 견해가 적지 않다.
일각에선 다소 ‘희망적’인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우리나라에 적용될 관세율을 더티15 포함 가능성이 높은 국가들 중 가장 낮은 ‘16%’로 전망했다.
이어 멕시코 20%, 일본 21%, 태국 25%, 인도네시아 30% 순이다. 반면 관세율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국가들은 이탈리아 60%, 아일랜드 58%, 중국 54%, 인도 53%, 베트남 52% 등이다.
블룸버그는 한국이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을 것으로 예측한 근거로 한미 FTA로 대미 관세가 거의 없는 데다 비관세 장벽도 가장 낮은 수준인 점 등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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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지난 3월24일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에서 두번째), 마이크 존슨 연방 하원의장(맨 왼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
상호관세 시행 이후에도 ‘비관세 장벽’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의 관세 외 무역 규제에 대한 완화나 폐지를 주장하는 등 압박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13일 ‘상호 무역 및 관세에 관한 각서’에 서명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상호관세에는 △미국 제품에 부과되는 관세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미국 기업ㆍ근로자ㆍ소비자에게 부과하는 불공평한 역외 세금 △비관세 장벽 또는 조치 △미국 기업에 대한 부당한 규제나 차별 △환율 등이 고려된다.
또 이 중 ‘비관세 장벽 또는 조치’와 관련해선 △수입 정책 △위생 및 식물 검역 조치 △무역에 대한 기술장벽 △정부 조달 △수출 보조금 △지식재산권 보호 부족 △디지털 무역장벽 등을 제시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NTE)에서 지목한 한국의 무역장벽 중 상당수가 이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된다.
대표적으로 방위산업 분야에서 기술이전을 의무화하는 ‘절충교역’ 조항을 처음으로 언급한 것에 더해, △월령 30개월 이상 미국산 소고기 및 소시지 등 가공 제품 수입 금지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 △엄격한 농산물 검역절차 △제약ㆍ의료기기 등이 포함됐다.
레빗 대변인은 이같은 추측들에 대해 즉답을 피하면서 “트럼프 협상팀은 여러 나라와 전화 논의를 하고 있다. 언제나 좋은 협상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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