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정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별 수요를 반영한 ‘광역형 비자’ 시범사업에 나섰다. 외국인의 안정적인 정착과 지역 경제 활성화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조치다.
첨단산업 분야의 외국인 고급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탑티어(Top-Tierㆍ최상급) 비자’ 제도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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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우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이 2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광역지방자치단체별 수요를 반영한 광역형 비자 시범사업과 첨단산업 인재 유치를 위한 탑티어(Top-Tier) 비자 제도 시행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법무부는 2일 경제ㆍ지역 활성화를 위해 이 같은 내용의 ‘수요자 맞춤형 비자’ 제도 신설을 골자로 하는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9월 발표한 ‘신(新) 출입국ㆍ이민정책 추진 방안’의 일환이다.
광역형 비자는 법무부와 광역지자체가 함께 설계한 지역 맞춤형 체류 비자다. 법무부는 각 지자체가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대한 검토ㆍ심의를 거쳐 14개 광역지자체와 함께 오는 2026년까지 시범사업을 운영하기로 했다.
우선 서울ㆍ부산ㆍ광주ㆍ강원ㆍ충북ㆍ충남은 반도체, 로봇, 인공지능(AI),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산업, 전북ㆍ전남ㆍ제주는 뿌리산업(기초 공정 산업)과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유학 비자(D-2) 발급을 위한 재정요건을 완화한다. 일부 지자체는 시간제 취업 허용 시간을 확대하거나 학기 중 인턴 활동도 허용한다.
인천은 외국대학교 국내 캠퍼스 재학생의 체류 기간 상한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려 우수 유학생에게 체류 편의를 제공한다.
대구는 생명과학ㆍ로봇공학 등 분야 전문인력의 특정활동 비자(E-7) 학력ㆍ경력 요건을, 경기는 공학ㆍ데이터ㆍ네트워크 분야 산업기술인력 중 한국어 능력 우수자의 학력 요건을 완화한다.
경북은 도지사가 지정한 해외 전문대학을 졸업한 이공계 인재의 학력 요건을 완화하고, 경남은 제조업 분야 해외 자회사에서 근무 중인 기술 인력에 대해 경력 요건을 낮춘다.
울산ㆍ경남의 조선업 분야 광역형 비자 시행 여부는 사업계획서가 보완되는 대로 추가 심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탑티어 비자 제도도 이날부터 시행된다.
이 비자는 첨단산업 분야에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기술 개발을 주도할 수석 엔지니어급 고급 인재와 그 가족에게 ‘최우수인재 거주(F-2)’ 체류 자격을 주는 제도다.
세계대학 순위 100위 이내의 국내외 대학에서 석ㆍ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세계적인 기업이나 연구기관에서 일정 경력을 쌓은 외국인이 국내 기업에 고용돼 1인당 국민총소득(GNI) 3배 이상(1억4986만원)의 보수를 받으면 이 비자를 받을 수 있다. 연간 근로소득이 1인당 GNI의 4배(1억9982만원) 이상이면 학력ㆍ경력 요건이 면제된다.
비자 발급 이후 3년이 지나면 영주 자격도 취득할 수 있다. 지금은 반도체, 바이오,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분야가 대상이지만 향후 로봇, 방산 분야로도 확대될 예정이다.
정부는 광역형ㆍ탑티어 비자 제도가 지역 수요를 반영한 이민정책 제도화와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한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석우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새롭게 시행되는 광역형 비자가 계절근로 비자, 지역특화형 비자와 함께 지역 기반 이민정책의 3대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탑티어 비자를 필두로, 현장 수요 맞춤형 비자 제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경제와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선진 이민정책의 기틀을 갖춰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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