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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 강화가 北 고려연방제?…6ㆍ3 대선에 때아닌 ‘색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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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16 19:13:32   폰트크기 변경      
나경원 발언에 당내서도 비판…“대선 아닌 당권 경쟁 행보” 관측도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앞줄 가운데)과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앞줄 오른쪽 두 번째)을 비롯한 내빈들이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이 국민을 지킨다! 국민수사대 출범식’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대한경제=강성규 기자]6ㆍ3 대선 정국에서 철 지난 ‘색깔론’이 재부상하고 있다. 정치권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고조된 극단적 ‘이념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기는커녕,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자치연방제’ 공약에 대해 북한이 주창한 ‘고려연방제’와 같다고 비난했다.

그는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국토 균형발전과 행정 효율성 제고라는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뜨리고 국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너무나도 위험천만한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굴종적 대북정책의 문재인 전 대통령도 6ㆍ25전쟁 70주년에 낮은 단계 연방제를 언급해 거세게 비난받은 바 있다”며 “자유 대한민국의 체제를 위협하는 세력들이 곳곳에 활개치며 국론을 분열하는 상황에서 연방제 운운하며 중앙정부의 권한을 약화하기만 하면 국가적 위기 앞에서 제대로 대응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전 지사는 거칠게 반박했다. 그는 “연방제 단어만 보면 일단 색깔론부터 꺼내 뒤집어씌우려 드는 게, 마치 종소리가 울리면 침부터 흘리는 ‘파블로프의 개’가 생각난다”고 직격했다. 이어 “국회 제2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서신 만큼 부디 지금이라도 이성을 찾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자 나 의원은 다시 ‘파블로프의 개’ 비유에 “북한의 말 한마디, 김정은의 눈짓 하나에 자동으로 반응하며 침 흘리던 것이 누구인가”라고 재반박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설전에 대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연방제 수준의 지방자치’는 저도 늘 주장하는 부분인데, 나 후보가 지방 현실을 모르는 것”이라며 “고려연방제니 어쩌니 정치 프레임 좀 그만하고 제발 ‘지방살리기’ 일 좀 하자”고 일갈했다.

앞서 국민의힘 유력 대선 주자로 부상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장관도 “민중민주주의 깃발 아래 친북, 반미, 친중, 반기업 정책만을 고집하며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나라의 근간을 뒤흔드는 세력이 우리 사회에 잔존하고 있다”며 ‘이념 전쟁’에 나선 바 있다.

이 같은 행태에 대해 이른바 ‘빅텐트’ 구축론 등 보수진영의 중도층 확장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권보다는 당권 경쟁을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서 “대선을 사실상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하고서 극우 쪽에 손을 내밀고 적극 지지층에게 자꾸 어필하면서 다음번 당권을 가져가기 위한 경쟁 싸움으로 들어가는 게 아닐까 싶다”라고 주장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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