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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현대 헤리티지] (4) ‘현대’가 만든 도시 아이콘…투자처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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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18 05:00:22   폰트크기 변경      
‘강남 스타일’의 탄생

압구정 현대 들어선 뒤 단지 인근

고급 상업시설ㆍ여가 공간 등 둥지

로데오거리ㆍ갤러리아百 등 대표적


경기고 등 명문 학교 대거 이전

강남 8학군 조성에 학원가 형성

부동산 가치 들썩…이사율도 ‘쑥’


서울 용산구 한남동 쪽에서 바라본 압구정 현대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현대건설 제공

[대한경제=황윤태ㆍ이종무 기자]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압구정 현대)는 단순한 주거 단지를 넘어 서울 도시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1975년 착공을 시작으로 1987년까지 한강 이남에 14차례에 걸쳐 들어선 대규모 고층 아파트 단지로써 서울 최고 부촌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부상하면서다.

◇ 불멸의 상권…유행 이끈 핵심 축
특히 단지 인근에 들어선 상권이 압구정 현대를 더욱 세련되게 만든 첨병이었다. 이들 상권은 ‘쇼핑ㆍ문화의 중심지’, ‘불멸의 상권’으로 불리며 압구정 현대와 나란히 발전해왔다. 여기에 1990년대 형성된 압구정 로데오거리와 명품 백화점 갤러리아는 패션의 유행을 주도하는 일종의 발상지가 되면서 압구정이 고급을 뜻하는 대명사가 된 계기가 됐다.

실제로 국내에서 쉽게 접하기 힘들던 명품 의류 브랜드, 부티크 등이 압구정에 속속 둥지를 틀었다. 이들 매장은 이곳을 기점으로 전국으로 흘러 들어갔다. 인접한 청담동 명품 거리도 더해지면서 일대가 고급을 소비하는 지역으로 굳혀갔다.

압구정이 전국구 문화 아이콘이 된 데는 이러한 상권과 함께 출몰한 오렌지족의 역할도 컸다. 부모의 재력을 바탕으로 고급 수입차를 끌며 호화로운 소비 생활을 즐기던 젊은 부유층인 오렌지족은 당대 유행을 이끈 중심 축이었다. 일명 똥 싼 바지ㆍ힙합 스타일 바지로 불리던 통이 큰 청바지와 나이키 덩크를 위시한 한정판 운동화 등 새로운 패션 스타일이 전국에서 유행했고, 이는 ‘강남 스타일’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생활유형)로 인식되는 시발점이 됐다.

이밖에도 압구정 곳곳에 이들 눈높이에 맞춘 고가의 술집과 레스토랑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이들과 어울리길 원하는 젊은이들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들면서 불야성을 이루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단지 일대 야경. /사진:현대건설 제공


◇ 위장 전입도 불사…투자처 된 8학군
압구정 현대는 교육의 또 다른 대명사로 불렸다. 1970년대 후반 정부가 경기고 등 강북의 유명 학교들을 강남으로 이전시키면서 교육열 높은 중산층이 압구정 현대 등 일대로 쏠렸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일대에 강남 8학군이라는 우수한 학군이 조성됐다. 1977년만 해도 강남 지역에서 서울대 합격자가 가장 많은 고교는 영동고(17명)에 불과했지만, 1984년 영동고(78명), 경기고(74명), 상문고(58명), 서울고(54명) 등 강남 소재 고교들이 대거 상위권 대학 합격자를 배출했다. 교육 환경의 경쟁력이 입증되자 강남 8학군의 명성은 공고해졌다.

명문고들이 잇달아 이전하면서 학원가도 형성됐다. 1980년 초 강남 대치동 일원에 각종 입시 학원들이 들어서며 공교육과 시너지를 이룬 사교육 1번지로 떠올랐다. 위장 전입 등 사회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되레 일대 부동산 가치를 들썩이게 한 배경이기도 했다.

1981~1985년 서울시민의 평균 이사율은 30% 정도였지만, 강남구 이사율은 무려 89%에 달했다는 통계도 있다. 이 기간 강남 8학군 지역 가구 증가율과 고교생 증가율은 23.4%, 57.5%였는데, 서울 전체 가구 증가율(7.9%)ㆍ고교생 증가율(1.2%)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숫자였다.

압구정 현대 인근의 부동산 컨설팅 관계자는 “교육 환경을 좇아 고소득 전문직 계층 등이 대거 강남으로 이주하면서 강남 8학군은 자녀의 사회적 성공을 위한 투자처로 인식됐다”면서 “이 모든 흐름의 시작점에 압구정 현대의 현대건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황윤태ㆍ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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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부
이종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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