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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문을 연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에 한정판, 희귀 주류 상품을 구매하려는 고객이 줄을 서 있다. /사진: 문수아기자 |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17일 오전 9시.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앞에는 개장 한 시간 전인데도 고객 대기 줄이 늘어섰다. 정식 개장 시간인 10시보다 10분 먼저 이마트는 고객들을 맞았다. 이들을 따라가 보니 주류 코너에 도착했다. 서울에서 5년 만에 새 이마트를 여는 것을 기념해 한정한, 희귀 와인과 위스키를 준비했다는 소식을 접한 고객들이었다. 이들이 대기표와 바꾼 건 지난해부터 마니아들 사이에서 구매난을 겪은 ‘와일드 터키 70주년 지미러셀 헌정 릴리즈’, 시중 가격보다 저렴하게 선보이는 ‘글렌터렛 12년산’ 등이었다. 9시 이전부터 기다렸다는 40대 남성 고객은 “면세점에서도 구하기 어려운 한정판을 살 수 있어서 왔는데, 주류 코너 안에 희귀 치즈도 많고 스테이크용 고기 종류도 다양해서 장 좀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넥스트 이마트’모델로 발탁한 ‘이마트 푸드마켓’이 서울에 상륙했다. 푸드마켓은 기존 이마트보다 매장 규모는 줄이면서 대부분을 식료품(그로서리)로 채운 매장이다. 지난해 12월 대구 수성점에서 첫선을 보이고 5개월여 간 시범 운영한 결과 서울에 선보인다.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은 신도시와 오피스가 밀집한 상권에 들어섰다. 이케아, 무신사스탠다드, 올리브영 매장 등이 들어서는 강동 아이파크 더 리버 건물 지하 1층에 총 4925㎡(1490평) 규모로 조성했다. 신도시 특성상 30∼40대 고객이 많고, 같은 건물 내 20대 고객을 유인할 매장이 많다는 점에 맞춰 신선식품, 즉석조리식품을 특화했다.
최진일 이마트 MD 혁신담당 상무는 “소비자가 선호할 그로서리 구색을 갖추는데 최적의 면적인 1100평으로 선정했고 기존 이마트에 없는 상품을 선보이려고 노력했다”며 “초저가 상품부터 20∼30대 고객이 선호하는 간단한 과일, 채소, 도시락부터 장기적 관점에서 유기농, 뿌리채소류까지 선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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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내 '연어의 모든 것' 코너에서 고객들이 상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 이마트 제공 |
▲저속노화 책임질 과일ㆍ채소부터 K-흑돼지 까지… 모든 취향 맞출 그로서리 총집합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이하 고덕점) 입구로 들어서면 수입 과일과 유러피안 채소를 모은‘글로벌 가든’과 웰빙 간식용 컵과일과 스틱채소를 컵에 담아 파는 ‘프레쉬스낵’존이 양 갈래로 펼쳐진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뿌리채소는 냉장고에서 일주일 이상 키우면서 먹을 수 있는 상품으로 5년 이내에 한국에서도 보편화 될 것으로 내다보고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이어서 축산코너가 나온다. 육류는 오프라인 구매를 선호하는 대표 품목으로, 이 매장에서는 기존 이마트보다 20% 많은 93종의 육류를 판매한다. 특히, ‘K-흑돼지’코너는 고덕점 특화 구역으로 우리흑돈, 난축맛돈, 버크셔K 등 세가지 한국 흑돼지 품종을 지정 계약한 농장에서 한정 물량을 가져온다. 온라인이나 다른 대형마트에서 접하기 어려운 품종이다. 이마트는 앞으로 K-품종을 확대할 계획이다.
수산코너에서는 ‘연어의 모든 것(All that Salmon)’구역을 만날 수 있다. 이마트가 30여 년간 한국과 해외의 식료품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국민 소득이 높아질수록 수산물 중 연어를 주로 소비한다는데 맞춰 기획했다. 특히, 손질하지 않은 연어를 구매해 취향껏 조리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점을 반영해 블록형, 필렛 등을 대거 선보인다.
즉석조리(델리) 코너에서는 배달음식이나 편의점 간편식보다 저렴한 가격에 메뉴를 선보인다. 김밥(3000원대), 샌드위치(4000원대)로 인근 직장인들의 점심 한 끼로 적합하다. 순살 치킨 한 팩에 9980원, 장충동 족발은 1만9900원으로 가격대를 낮췄다. SPC와 손잡고 이마트 푸드마켓에서 단독으로 선보이는 베이커리 브랜드 ‘밀앤베이커리’에서는 18인치 피자를 1일 100판 한정 9980원에 선보인다.
와인코너 안에 자리한 ‘치즈 플리즈(Cheeeese Please)’섹션에서는 국내 대형 할인점 중 가장 많은 300여종 치즈를 판매한다. 이 중 20%는 이마트에서만 구매 가능하다. 프리미엄부터 가성비 치즈까지 구색도 다양하다.
▲이마트 출점 재개… 통합 구매로 효율 높여 실적 반등 쏜다
이마트는 올해 들어 서울에서 2개 점포를 연이어 열었다. 2012년 마포점, 하월곡점을 한 해에 연 이후 13년 만이다.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만에 3개 점포를 열었다. 하반기에는 인천에 트레이더스도 출점한다. 경쟁력 있는 상권에 맞춤 점포를 새로 열어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이마트, 트레이더스, 이마트에브리데이 3사가 상품 매입을 통합하면서 가격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다. 3사에서 판매할 상품군을 한꺼번에 매입 계약할 수 있어서다. 고덕점에서 선보인 한정판, 희귀 주류도 트레이더스 주류 담당자가 국내외 주류 도매업체를 수소문하면서 물량과 가격 협상에 성공, 이마트의 새 대표 상품으로 키워내고 있다. 개점 행사 기념상품인 바나나, 포장 김치, 라면 등 식료품은 물론 샴푸, 치약, 휴지 등 생활용품도 온라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일 수 있었다.
신규 출점과 가격 경쟁력이 더해지자 시장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이마트(별도)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1% 증가한 4조1414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11억원으로 19.26% 늘어날 전망이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는“앞으로도 푸드마켓 포맷, 몰 타입과 같은 혁신적인 매장 운영과 차별화된 상품으로 그로서리 쇼핑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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