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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강-건설업계, 철근 기준가격 놓고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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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18 10:44:33   폰트크기 변경      

현대제철 “내달 t당 3만원 인상”

철스크랩 가격ㆍ전기요금 등 반영

89만2000원→92만2000원 추진


건설업계 “기준가격 과도하게 책정”

당초 반영 합의한 철스크랩 가격 外

기타원가 뺀 10만1000원 인하 주장 



[대한경제=서용원 기자]현대제철이 철근 기준가격 인상을 추진한다. 반면 건설업계는 더 내려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다음달 철근 기준가격을 t당 3만원 인상할 계획을 세웠다.

철근 기준가격은 제강사들이 대형 건설사들과 직거래를 할 때 활용하는 지표로, 2016년 정부 주재로 건설업계와 제강업계가 합의해 마련했다. 국내 철근시장의 가장 많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현대제철이 고시하면 다른 제강사들도 반영하는 식이다.

현대제철은 △철스크랩(고철) 가격 △전기요금 △기타원가(인건비, 물류비 등) 등의 변동폭을 반영해 기준가격을 산출하고 있다. 지난해 반영하지 못한 기타원가를 감안하면 3만원의 인상분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이날 기준 철근 기준가격은 t당 89만2000원으로, 다음달 3만원 인상분이 반영되면 92만2000원이 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건설경기 불황 등을 고려해 기타원가를 기준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는데, 빠진 부분을 반영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누락된 수치를 반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회사 경영상황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0분의 1로 줄고, 영업이익은 반토막 났다. 현재 임원 임금을 20% 삭감하고 전 직원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태다.

반면 기준가격 인상에 동의한 건설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는 오히려 기준가격이 과도하게 높게 책정됐다고 호소한다.

기준가격 마련 당시 건설업계와 제강업계는 철스크랩(고철) 가격 변동폭만 반영하기로 합의했다. 국산ㆍ일본산ㆍ미국산 시세를 각각 70%, 20%, 10%씩 종합해 산출한다. 그러나 현대제철은 2022년 철근 수요가 폭증하자 전기요금과 기타원가 변동분을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는 전기요금과 기타원가 반영분을 제외하면 현재 기준가격에서 4만4000원 정도를 빼야 한다고 보고 있다. 또한, 제강사들이 사용하지 않는 수입산 철스크랩 반영분인 5만7000원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제강사에서 유통업체로 넘기는 마감가격은 기준가격에서 10만∼20만원 할인이 들어가고 있다. 이는 기준가격이 과도하게 높게 책정됐다는 의미”라며, “총 10만1000원(4만4000원+5만7000원)을 뺀 79만1000원 수준이 정상적인 기준가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업계 약속으로 정한 기준가격을 마음대로 바꾸면, 앞으로 기준가격을 인정할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생산원가를 제품에 반영하는 것은 당연하다. 철스크랩 가격만 반영하는 게 오히려 비정상적”이라며, “기타원가를 포함하는 기준을 세우는 대신 미국산 철스크랩 반영분을 제외하는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해 기준가격 인상 시기와 금액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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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술부
서용원 기자
anton@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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