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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과의 첫 관세 협상에 나서 전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미 정부가 설정한 ‘5대 우선협상국’에 포함됐으며 상호관세율과 방위비 분담금 등 유사한 처지에 놓인 한국에 중요 참고사항이 될 것이란 견해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SNS에서 미일 관세협상 개시에 대해 “일본 무역 대표단과 막 만나서 큰 영광”이라며 “큰 진전(big progress)”이라고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오후 워싱턴을 찾은 일본 측 관세 협상 수석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 등 일본 대표단의 예방을 받고 면담했다.
일본측은 트럼프의 ‘직접 등판’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게다가 방위비 분담금 등 통상 외적인 사안까지 의제로 거론하면서 일본측의 당혹감이 커졌다는 후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이날 협상에 대해 “각료급 협의에서 일본 측이 관세 인하와 철폐를 요구했고, 미국 측으로부터는 안전보장 관련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이번 회담에 군사 관련 의제가 포함된다는 사실을 일본 외무성 간부들은 알지 못했다고 한다. 미국 방문단에는 방위성 담당자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는 앞서 지난 10일 미일 안보 조약이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일본을 방어하기 위해 수천억 달러(수백조원)를 쓰고 있지만 일본은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음주 협상 개시를 예고한 우리나라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대선 전부터 한국을 ‘머니머신’으로 표현하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을 현재의 10배 수준인 ‘100억달러’(약 14조1810억원)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 정부가 일본에 책정한 상호 관세율은 한국보다 1% 낮은 24%다. 지난주 상호 관세 부과를 90일 유예하면서 현재는 기본 관세 10%만 적용되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미일 관세 협상 직후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으로부터 결과를 보고받았다면서 “앞으로도 쉬운 협의가 되지는 않겠지만, 다음으로 이어가는 협의가 됐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각료급 협의 추이를 보면서 가장 적절한 시기에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회담하는 것을 당연히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한국과의 협상에서도 관세를 무기로 방위비 분담금 등 통상ㆍ안보 ‘패키지딜’을 요구할 것이란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린다. 우리 정부는 조선업,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등 주력산업 협력 강화와 무역 균형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상호관세 면제 또는 완화를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다음주 나란히 방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한국 관세 최소화를 목표로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 국면으로 ‘외교 컨트롤타워 공백’이 지속되면서 새 정부 출범 전까지 대미 협상에 성과를 내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 잇따른다. 특히 대통령 권한대행인 한덕수 국무총리의 ‘대선 등판론’이 제기되면서 협상 전면에 나서는 게 적절치 않다는 비판도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최 부총리는 1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상대방이 있는 것이라 국익 차원에서 (지금) 최대한 협상하고 나머지 부분은 새 정부가 출범하면 마무리하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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