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하이퍼클로바X 모델 3종

글로벌 오픈소스 무료공개도 밝혀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23일 서울 강남구 네이버스퀘어 역삼에서 열린 ‘테크밋업’ 행사에서 자사의 ‘소버린 AI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이계풍 기자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인공지능(AI) 주권 확보는 필수입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23일 서울 강남구 네이버스퀘어 역삼에서 열린 ‘테크밋업’ 행사에서 소버린 AI(AI 주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사례에서 보듯 AI는 이제 국가 안보와 직결된 문제”라며 각국이 AI를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운영할 수 있는 역량 확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날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의 경량 모델 3종을 24일부터 글로벌 오픈소스 플랫폼 ‘허깅페이스’를 통해 무료로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공개되는 모델은 ‘하이퍼클로바X 시드 3B’, ‘하이퍼클로바X 시드 1.5B’, ‘하이퍼클로바X 시드 0.5B’로, 각 숫자는 모델의 파라미터(학습 가중치) 수를 의미한다.

‘하이퍼클로바X 시드 3B’는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 정보까지 처리할 수 있는 시각언어모델이며, ‘하이퍼클로바X 시드 1.5B’는 지시 이행 능력에 특화됐다. 가장 작은 ‘하이퍼클로바X 시드 0.5B’는 적은 컴퓨팅 자원으로도 운용 가능한 초소형 대화형 인터페이스 구현에 적합하다.

이번 공개의 가장 큰 특징은 연구용뿐만 아니라 상업적 목적으로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네이버와 직접 경쟁 관계가 아닌 이상 누구나 자체 사업에 무료로 해당 모델을 활용할 수 있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AI 도입 장벽을 크게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상반기 중으로 하이퍼클로바X의 추론 모델도 공개할 예정이다. 이 모델은 수학, 프로그래밍 분야의 정확성뿐 아니라 시각・음성 정보 이해, 자동 웹 검색,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합적으로 고도화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영상 이해 능력과 함께 오디오 기능도 강화해 인간과 유사한 자연스러운 음성 대화가 가능한 모델도 개발 중이다.

김 대표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이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인증제(CSAP)의 ‘상’ 등급 인증 확대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민간 클라우드 시장은 이미 개방돼 있고, CSAP는 국가 안보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외국 기업들이 우리 규정에 맞춰야지, 규정을 낮추라는 요구는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일부 국내 기업이 글로벌 테크 기업과 협력해 소버린 AI를 추진하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다. “외국 기술을 들여와 우리 브랜드만 붙이는 방식으로는 진정한 AI 주권을 확보할 수 없다”며 “외부 의존적 시스템은 언제든 타국의 결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주권의 개념과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네이버클라우드의 AI 전략 방향에 대해서는 “200달러짜리 구독형 서비스보다는 네이버 서비스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으며, 스탠퍼드대 AI 인덱스에서 네이버 모델이 누락된 것에 대해 “기술 개발에 집중하다 보니 논문 작업에 소홀했던 점이 있다”며 “5월 중 기술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소버린 AI 기술을 중동・아프리카 지역으로 확장하는 등 글로벌 진출 계획도 밝혔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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