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사장을 비롯해 이종훈 인프라전략본부장, 홍승태 고객가치혁신실장, 배병찬 MNO AT본부장, 윤재호 마케팅전략본부장 등 SK텔레콤 경영진이 25일 고객 유심 정보 유출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심화영기자

유영상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5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사옥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SK텔레콤을 믿고 이용해주신 고객 여러분과 사회에 큰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오는 28일 오전 10시부터 가입자들에게 유심(eSIM 포함) 무료 교체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심화영기자

해킹 사고가 발생한 SK텔레콤이 자사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안내한 지난 25일 저녁 온라인 고객센터 ‘T월드’가 해당 서비스에 가입하려는 이용자가 몰리며 서버가 폭주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3일부터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에 대한 안내 문자 발송을 순차적으로 시작했고,  문자 발송 역량을 증대해 이날부터는 하루 500만명에게 순차적으로 발송하겠다고 밝혔다. 김관주기자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국가기간통신사업자로서 사회에 큰 불편과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SK텔레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정보보호위위원회,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경찰 등 관계당국과 사고원인 분석 및 피해내용 파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회사가 보유한 모든 서버와 시스템의 보안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추후 자세한 조사결과가 나오는대로 추가조치 방안을 대표이사가 설명하는 자리를 갖겠다.”

국내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사상 첫 해킹 사고를 당했다. 수년 전부터 SK텔레콤은 기업의 인공지능(AI) 전환을 돕는 AX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AX의 핵심이 보안인데다 SKT는 글로벌 양자암호통신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어, 만일 이번 사태가 보안시스템 미비 탓으로 밝혀질 경우 SK텔레콤의 사운이 걸렸다는 얘기가 나온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CEO)는 25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해킹 사고가 발생해 SK텔레콤 2480만명 전 고객을 대상으로 오는 28일부터 유심을 무상 교체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24시 기준 가입자 중 유심 교체를 희망하는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전국 T월드 매장과 공항 로밍센터에서 교체가 진행된다. 다만 일부 워치 및 키즈폰 등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SK텔레콤 측은 “유심교체 대상에서 3만 이하 규모인 임베디드심인 구형 와치를 제외했는데 해당 고객들은 유심보호서비스를 통해서 보호받을 수 있다”고 했다.

또 자비로 유심을 교체한 고객에게도 무상 교체 서비스를 소급 적용해, 고객이 이미 납부한 비용에 대해 요금 감면 방식으로 별도로 환급하기로 했다. SK텔레콤 통신망을 사용하는 알뜰폰(MVNO) 고객에게도 유심을 무상 교체해준다. 시행 시기와 방법은 각 알뜰폰 업체에서 추후 공지할 예정이다. 유심 개당 가격은 7700원으로 SKT가 부담해야 할 유심 비용은 교체 수요에 따라 유동적이나 2480만 고객 전원이 교체할 경우 2000억원 안팎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SK텔레콤은 늑장 자진신고 의혹을 받고 있다.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침해 사고를 신고하려는 경우 침해 사고 발생을 알게 된 때로부터 24시간 이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또는 KISA에 신고해야 한다. SK텔레콤은 최초 이상 인지 24시간 내 해킹 보고 규정을 위반했다. SK텔레콤은 기간통신사업자로서 정보보호가 미비했거나, 법상 기한을 넘겨 자진신고를 했거나, 고객문자발송 등 사후대처가 늦어 골든타임을 놓쳤을 경우 처벌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앞서 SK텔레콤은 18일 오후 6시 9분에 사내 시스템에서 이상징후를 인지했고, 같은날 오후 11시 20분에 해킹 공격 사실을 확인했다. SK텔레콤 측은 “지난 18일 6시경이 특이사항을 센싱한 시점인데 통상적으로 매일 여러건의 해킹이 일어나, 센싱 이후에 침해인지 여부를 추가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시간이 소요됐고 19일 11시20분이 최종 인지시점”이라고 밝혔다.

아직 문자를 못받았다는 고객들의 불만 관련, SK텔레콤은 “비정상인증시도차단시스템(FDS와 유심보호서비스를 결합하면 유심교체에 준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지만,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추가 선택지를 준 것”이라면서 “문자가 늦어진 것은 고객안내 방법론을 고민했지만 아직 특정한 피해규모나 피해자들이 특정되지 않은 상황이고, 법적인 의무를 떠나 고객동보를 하면 본인이 피해자라고 생각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3일 오후부터 문자를 순차적으로 고지하고 있다. 지난 24일까지 SKT는 160만명에게 문자를 발송했고, 23일부터 하루 500만명 정도에게 발송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SK텔레콤 측은 이날 세부적인 조사 진행 상황을 비롯, 휴대폰 정보 이외에도 회선에 연결되는 서비스와 관련된 추가 유출될 가능성 등에 대해 일절 밝히지 않았다.  SK텔레콤 측은 “
유심 관련 일부 정보 유출 이외에 유출은 없다고 파악하고 있지만, 민ㆍ관합동수사단에서 조사를 진행중”이라면서 “조사진행을 보고 회사 측도 추가조사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일지: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