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통령 선거에 나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이재명 전 대표가 최종 확정됐다. 이 전 대표는 27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전국 순회 마지막 경선에서 김동연 경기지사,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큰 표차로 제치고 대선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 전 대표로선 지난 2022년에 이은 두 번 째 본선 진출이다. 2017년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패한 당내 경선부터 따진다면 8년만에 세 번째 대권 도전인 셈이다.
이 전 대표의 대선 출사표는 잘사니즘, 성장, 실용주의로 압축된다. 좌파 진영 특유의 분배정책과는 사뭇 다르다. 구체적으로는 2030년까지 3% 성장, 4대 수출강국,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라는 ‘3ㆍ4ㆍ5 성장’을 제시했다. 3년전 대선에서 주창했던 공정과 기본소득 시리즈는 일단 보이지 않는다. 내용만 보면 국민의힘이 추구했던 성장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기존의 고정 지지층에 중도층까지 더해진다면 ‘어대명’은 현실이 될 수 있다.
이번 대선은 ‘이재명과 反이재명’ 구도로 치러질 공산이 크다. 민주당과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경선 승자에 더해 한덕수 대통령권한대행이 가세할 가능성이 열려 있는‘반명 빅텐트’ 고개를 넘어야 한다. 게다가 입법 폭주를 일삼는 국회 권력에 더해 행정 권력까지 갖는 데 대한 중도 표심의 거부감도 걸림돌이다.
이 전 대표의 공약을 대하는 국민 신뢰가 약한 점도 해소해야 한다. 겉으로는 성장정책을 내세우면서도 집권 후엔 다시 기본소득 등 분배정책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살아 있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고정 지지층만 바라보고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같은 편향적인 정책을 밀어붙였던 ‘문재인정부 시즌2’가 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이 전 대표가 공약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며 국민들이 수긍할 수 있도록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믿음을 주지 못하면 대관식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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