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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 딥엑스 부사장이 29일 경기 성남시 판교 그래비티 호텔에서 열린 ‘2025 시스템반도체 얼라이언스 테크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이계풍 기자 |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클라우드 중심의 인공지능(AI) 생태계에서 온디바이스(내장형) AI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김정욱 딥엑스 부사장은 29일 경기 성남시 판교 그래비티 호텔에서 열린 ‘2025 시스템반도체 얼라이언스 테크포럼’(이하 테크포럼)에서 최근 AI 반도체 시장의 변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퓨리오사AIㆍ리벨리온 등과 함께 국산 AI 반도체 시장을 이끌 유망 스타트업으로 주목받는 딥엑스는 AI 특화 반도체로 꼽히는 NPU(신경망처리장치) 전문 기업이다. 서버ㆍ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기기 내에서 자체적으로 AI 기능을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까지 약 340건의 특허 기술을 개발하며, 현대자동차ㆍ포스코DX 등 국내 대기업과 협력해 실제 산업 현장에 온디바이스 AI 솔루션을 적용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최근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를 언급하며 온디바이스 AI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국내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SKT의 대규모 유심 해킹 사태 이후 수많은 이용자들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런 사례가 많아질수록 클라우드 대비 상대적으로 보안성이 우수한 온디바이스 AI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옴디아ㆍ가트너 등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는 서버 중심으로 AI 반도체 시장이 성장했으나, 올해부터는 온디바이스 AI 중심으로 성장 동력이 바뀔 전망이다. 이는 보안 이슈와 전력 효율성, 그리고 지연시간 최소화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김 부사장은 딥엑스의 NPU가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 대비 전력 소모는 15분의 1 수준이면서도, 객체 인식 성능은 오히려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엔비디아 GPU가 200TOPS(1초당 1조번 연산)의 파워와 70와트(W)의 전력을 소모하는 반면, 딥엑스 NPU는 25TOPS로 4.5W만 소모하면서도 더 높은 성능을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반도체 수요가 많은 산업용 PC는 팬 설치가 어려워 칩 자체의 낮은 발열량이 제품 안정성과 직결된다”며 “발열 문제가 중요한 산업군에서 온디바이스 AI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딥엑스는 현재 DX-V3(비전 프로세서), DX-M1(가속기 모드 칩), DX-H1(100TOPS급 엣지 서버용)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며, 소형 언어모델을 처리할 수 있는 ‘DX-M2’도 개발 중이다. 특히 DX-M2는 소형 언어모델을 5W의 전력만으로 구동할 수 있는 기술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앞으로는 기기 자체로 처리 가능한 것은 일차적으로 우선 처리한 뒤 나머지만 클라우드로 넘기는 방식이 확산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딥엑스는 LG유플러스와 전략적 협력을 통해 클라우드-디바이스 연계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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