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CI. 이미지: LG에너지솔루션 제공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 효과에 힘입어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0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1분기 매출 6조2650억원, 영업이익 374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 증가, 영업이익은 138.2% 늘어난 수치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매출은 2.9%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다만 1분기 영업이익에는 미국 IRA 세액공제 4577억원이 포함돼 있어, 이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는 83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창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매출은 북미 지역 선제적 투자와 EV향 원통형 제품의 견조한 수요에도 불구하고, 완성차 업체들의 보수적 재고 정책과 ESS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다”며 “손익은 원재료비 안정화 및 비용 효율화 노력으로 크게 개선됐고, 북미 판매 증가에 따른 생산 보조금도 반영돼 20%의 EBITDA(상각전영업이익) 마진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표: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은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생산시설 효율화, 수주 확대, 신사업 다각화 등 다양한 성과를 거뒀다. 애리조나 에너지저장장치(ESS) 공장 건설 대신 미시간 단독공장을 활용하고 얼티엄셀즈 3기를 인수해 ESS 현지 생산을 1년 앞당겼다. 또한 북미 완성차 업체와 46시리즈(지름 46㎜) 배터리 공급 계약, 델타 일렉트로닉스 및 폴란드 PGE와 ESS 공급 계약 체결, 프랑스 리사이클 합작법인 설립 등의 성과를 거뒀다.

회사는 최근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현지 생산 역량’이 경쟁 우위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보편관세 10% 부과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정책은 전기차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선제적으로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춘 기업에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성장 모멘텀 유지를 위한 3대 실행과제로 △운영 효율화 △전략적 사업 기회 발굴 △관세 영향 최소화 및 비용 절감을 제시했다. 필수 투자 중심의 집행, 수요 변화에 따른 증설 규모 조정, ESS 생산라인 조기 구축을 통한 매출 확대, 46시리즈 등 신제품 기반 수주 확대, 북미 현지 공급망 구축 가속화, 건식전극 공정 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동명 사장은 “지금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다시없을 성장과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만의 저력을 바탕으로 흔들림 없이 미래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 질의응답.

▲2분기 및 연간 실적 전망은

2분기에는 북미 고객사 전기차 판매 견조와 원통형 신모델 출시로 매출 임팩트가 있으나, 관세 정책 변화로 인한 OEM들의 보수적 재무 운영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손익은 생산량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있으나, 원가절감과 고마진 프로젝트, 미국 현지 ESS 물량 확대로 수익성을 보강할 계획이다. 연간 전망은 미국 정책 변화로 인한 변동성 확대로 수요 예측이 어려우나, ESS 북미 생산 본격화와 유럽 전기차향 신규 제품 양산으로 성장 기회가 있다.

▲캐픽스(자본적지출) 감축 계획은

연간 캐픽스는 전년 대비 30% 이상 줄여 집행하며, 재무 건전성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가동률과 투자비 증가를 고려해 당분간 신규 공장 증설은 중단한다. 과잉 캐파(생산능력) 방지와 투자비 절감을 위해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미시간 해싱 사이트 자산을 매입했다. 유럽 폴란드 공장의 전기차향 유휴 캐파를 ESS향으로 전환하여 기존 사이트 내 건물과 설비를 활용함으로써 가동률을 회복하고 수요 하락 리스크에 대비한다.

▲미국 관세 정책 영향과 대응은

미국은 트럼프 정부가 미국 생산 자동차에 대해 2년간 외국산 부품 관세 부담을 일부 경감하기로 발표했다. 이에 자동차 산업 영향은 타 산업 대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중국에는 별도 예외 없이 125% 상호 관세를 부과해 중국 공급망 의존도 높은 업체의 원가 상승이 예상된다. 북미 지역 현지화와 탈중국 공급망 구축한 LG에너지솔루션에는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현재 8개 북미 사이트 기반으로 배터리 현지화에 집중하며 모든 애플리케이션 현지 대응 체계를 구축 중이다.

▲북미 ESS 사업 전략은

미국 ESS 시장은 전력망 투자, 신재생 에너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가로 매년 20%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대중국 관세 인상으로 현지 생산 업체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미시간 법인에서 2분기부터 양산할 LFP 제품은 기존 대비 용량 3배, 에너지 밀도 20% 향상으로 가격과 제품 경쟁력을 갖췄다. 미국 생산 배터리 사용 시 ITC 혜택으로 추가 비용 경쟁력을 확보해 현지 생산 조기 양산으로 매출 극대화 및 시장 선점에 주력한다.

▲46시리즈 양산 및 자금조달 계획은

오창에서 46시리즈 양산 준비를 마치고 고객과 공급 시점 확정 시 양산을 시작한다.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에너지 밀도 극대화와 설비 고속화로 양산성을 높인다. 에리조나 캐파를 기반으로 기존 고객뿐 아니라 메가 OEM 외 다수 고객과 추가 프로젝트 논의 중이다.

자금조달은 1분기에 원화 회사채 1조6000억원, 외화 회사채 25억 달러(약 3조5700억원)를 차입했다. 해외 법인들은 캐팩스 집행 속도에 맞춰 주주 출자와 외부 차입을 병행하며, 테라티스 합작법인(JV)은 캐나다 수출개발공사 승인 13억 달러 한도 내 자금을 조달한다. 캐픽스 감축과 연계해 올해 추가 자금 조달 계획은 없을 전망이다.

▲가동률 개선 및 GM 수요 전망은

BEP(손익분기점) 달성 최소 가동률은 지역별, 공장별 생산 규모 및 비용 구조가 상이해 일반화가 어렵다. 가동률 개선을 위해 유럽에서는 자동차 전지 신규 제품 생산 확대와 ESS 라인 양산 개시, 미국에서는 투자 속도 조정과 ESSㆍ리튬인산철(LFP) 전지 현지 양산을 추진 중이다.

GM향 물량은 1분기에 재고 조정으로 감소했으나, 에퀴녹스, 블레이저, 리릭 등 주요 EV 모델 판매는 증가 중이다. 특히 신규 출시된 ‘옵티크’ 모델 판매 증가가 뚜렷하고, ‘비스티크’ 판매가 2분기부터 본격화된다. 다만, 미국 관세 정책으로 고객의 전기차(EV) 전략 조정 가능성이 있어 수요를 보수적으로 가정하고 대응할 계획이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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