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단기금융상품 투자
안전성ㆍ환금성 등 장점
트럼프發 약세장서 부각
전월 29일 설정액 22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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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대한경제. |
[대한경제=황은우 기자] 자산시장에서 안정성, 환금성이 높아 단기자금 운용 용도로 활용되는 머니마켓펀드(MMF)가 인기 상품으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전쟁 이후 국내외 증시 변동 장세가 길어지자 안전상품 투자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MMF는 단기국공채나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기업어음(CP) 등 만기 1년 이내의 우량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초단기채권형 펀드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해 단기 여유자금 운용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1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MMF 설정액은 220조3673억원으로 전월 대비 31조3020억원 증가했다. 앞서 4월18일에는 224조946억원에 집계되며 사상 최고치에 도달한 바 있다. 이 같은 MMF 규모는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에 대응하는 수요 영향이다. 현재 MMF 수익률은 연 3%대 초중반을 나타내고 있다.
또 MMF 설정액 중 법인은 200조9160억원(91.17%), 개인은 19조4513억원(8.83%)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시는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고 부동산도 아직 부진한데 예적금 금리는 낮다”며 “고액자산가인 개인이나 기관투자자 모두 단기 운용 자금 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 MMF를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MMF ETF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국내 상장된 MMF ETF 10종목의 순자산도 전월 29일 기준으로 11조1382억원에 이른다. 지난달 22일 신규 상장된 TIGER 머니마켓액티브가 1002억원 늘어난 것을 포함하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한 지난달 2일 이후 1조803억원이 늘었다.
KODEX 머니마켓액티브가 이 기간 8455억원 순자산이 증가해 6조2945억원으로 가장 큰 규모를 나타내고 있고 RISE 머니마켓액티브도 4160억원 늘어 2조7956억원 규모로 증가했다. 이밖에 1Q 머니마켓액티브, PLUS 머니마켓액티브, KIWOOM 머니마켓액티브, HANARO 머니마켓액티브, SOL CD금리&머니마켓액티브가 자금이 늘었다.
이 ETF들은 대부분 잔존만기 6개월 미만의 단기채, CP를 주로 구성하고 종목에 따라 콜금리, CD, KOFR 등을 기초자산으로 운용한다. 또 안전자산으로 연금계좌 내 100% 한도로 담을 수 있어 대기성 자금 피난처로 주목받고 있다.
함께 파킹형 ETF로 꼽히는 CD금리, KOFR금리 ETF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는 반면 MMF에 유독 자금이 몰리고 있는 분위기도 특이점이다. 금리형 ETF의 경우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연 수익률이 다소 낮아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에 MMF ETF가 없었던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지난 22일 TIGER 머니마켓액티브 ETF를 상장했다. 해당 상품은 KIS-미래에셋 MMF지수(총수익지수)를 비교지수로 채권 40%, CP 및 단기사채 40%, PR 및 콜금리 20%로 구성됐다.
전문가들은 변동성 장세가 계속되며 MMF 관련 상품 수요가 꾸준히 늘 것으로 보고 있다. 권병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면서 위험도가 낮지만 금리형 대비 초과수익을 받을 수 있는 머니마켓이 주목받고 있다”며 “머니마켓 등 안전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ETF에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MMF 등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사그라들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미국 상호관세 리스크가 정점을 지나 증시 단기 저점을 확인했다는 취지다. 태윤선 KB증권 연구원은 “중국과의 관세 치킨게임, 경기침체 우려가 당분간 시장 불확실성 요인이지만 관세 관련 유연성과 협상 가능성은 긍정적 기대요인”이라며 “비관적으로 접근하기보다 매수 기회를 저울질 할 때”라고 조언했다.
황은우 기자 tu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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