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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신공항이 들어설 가덕도 전경. 태풍이 발생하면 파랑이 12m 높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공사’의 공사기간을 7년에서 9년으로 연장해야 하는 구체적인 사유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초연약지반 매립을 위해 선택한 ‘프리로딩(Pre-Loading)’공법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최소 적용기간과 태풍 등의 요소를 공기에 추가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겼다.
현대건설은 가덕도 신공항의 안전과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최소 108개월의 공사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내용의 공기연장 사유서를 8일 국토부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제출한 사유서에는 △날씨 극복을 위한 특수공법 △초연약지반 △성토기간 △공법 최소 조건 확보 △하중 안전성 검증기간 등 5가지 이유가 담겼다. 공항 전체 면적의 약 59%를 바다를 매립해 조성하는 공사의 특수성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현대건설은 공사 부지인 가덕도가 섬 지역 특성상 기상 변화에 매우 민감한 현장이란 점을 꼽았다.
사업지 주변은 태풍이 발생했을 때 파랑(해양의 주기적인 물결)의 평균 높이가 12m에 이르기 때문에 이에 대비한 안전 시공법 적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파랑을 극복하기 위해 ‘케이슨 공법(Caisson Method)’을 선택했다. 케이슨이란 콘크리트나 강재로 만든 대형 상자형 구조물로, 내부는 비어 있으며 이를 해저 바닥까지 가라앉혀 기초로 사용한다. 교량, 항만, 방파제 등 해상 구조물의 기초를 시공할 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수중 기초공법 중 하나다.
현대건설은 케이슨을 설치한 후 육상 매립 방식을 택했는데, 이 경우 약 7개월에 달하는 케이슨 거치 기간이 필요하다.
여기에 심각한 문제도 추가됐다. 기본설계 과정에서 지반을 찬찬히 살펴보니, 국토부가 기본계획 당시 마련한 조사 결과보다 지반 여건이 훨씬 안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측은 “현장 조사를 해보니 가덕도 해안은 단순 연약지반 정도가 아니라, 점토로 구성된 초(超)연약지반으로 매립 난이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극한 환경 속에서 최대 심도 60m에 이르는 해저 초연약지반을 개량하는 한편, 해저 25m에서 최대 높이 70m(아파트 25층 높이)를 매립해야 해 충분한 공사기간이 필요하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모래질이 많고 성토 두께가 20m 이하였던 인천공항도 공사에 9년이 소요됐는데, 가덕도는 초연약 점토 지반에 성토두께가 무려 60m에 이르러 사실상 9년의 공기도 빠듯하다는 것이다.
특히 현대건설이 공기 연장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이유는 공항의 안전성이다.
활주로 구간의 해저 지층은 연약지반 개량에 투입된 점토층과 매립 구조물 등으로 지반 침하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에 현대건설은 연약지반에 미리 흙을 쌓아 지반을 압밀침하(Consolidation Settlement)시킨 후 쌓은 흙을 제거하는 ‘프리 로딩(Pre-Loading)’공법을 채택했는데 해당 공법을 적용하면 지반 조성을 위한 18개월 상당의 추가 기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 프리로딩 공법을 통해 매립을 완료한 후에도 활주로가 항공기 주행 하중은 물론 착륙 과정의 충격을 충분히 견디는 지를 살펴볼 검증 기간도 필요하다는 것이 현대건설의 주장이다.
현대건설은 “안전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설계하고 이에 부합하는 적정 공기를 반영해 공정 계획을 수립한 것”이라며, “공사기간 108개월은 안전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최소 기간”이라고 설명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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