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호윤 기자] 고물가 시대,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는 가운데 ‘가성비’ 건강기능식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다이소로 향하고 있다. 저가 생활용품점으로 출발한 다이소가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제약바이오 업계의 다이소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다이소에 입점한 제약사는 총 5곳으로 늘었다. 지난달 30일부터는 동국제약이 ‘마데카 리포좀 레티놀C’ 제품을, 이달 3일부터는 안국약품이 ‘브이팩 남성용’, ‘브이팩 여성용’, ‘콜린 미오이노시톨4000’ 등의 판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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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다이소몰에 건강기능식품 제품 29개 중 단 1개를 제외하고 모두 품절된 상태다. / 사진: 다이소몰 캡쳐 |
이들은 올해 2월 말부터 입점한 종근당건강, 대웅제약과 지난달 초 디엑스앤브이엑스(DXVX)에 이어 다이소 라인업에 합류한 셈이다.
이 같은 제약바이오업계의 다이소의 입점의 증가는 빠르게 성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다이소몰에서 판매 중인 제약기업들의 건기식 29개 품목 중 무려 28개가 품절 상태다. 특히 다이소몰에 건기식 코너를 만든 뒤 지속해서 품절사태를 일으키고 있다. 이는 가성비를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들과 더불어 기존 건기식 가격에 부담을 느끼던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기 요인은 가격 경쟁력이다. 현재 다이소에 건기식을 공급하는 이 제품들은 다이소의 ‘균일가 정책’에 맞춰 3000원과 5000원에 각각 판매되고 있다. 이는 약국에서 2만~3만 원대에 판매되던 동일 성분 제품의 최대 6분의 1 가격이다. 다이소몰 건기식 품절 사태는 접근성이 제한된 지역 소비자들이 온라인몰을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이소 건기식의 가격 경쟁력은 소포장 전략과 마케팅 비용 절감에서 나온다. 기존의 건기식은 3~6개월분을 한 번에 판매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었지만 다이소에서는 1개월분 소포장 형태로 제공하며 대량 생산과 포장 간소화를 통해 원가를 대폭 낮췄다.
소비자 반응도 좋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다양한 건기식을 시도해볼 수 있고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건기식은 장기간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제품이 많아 비용 부담이 컸는데 다이소를 통해 이러한 부담이 줄어든 것도 좋은 반응으로 이어졌다. 다이소의 전국 매장 네트워크를 통해 건기식에 대한 접근성도 한층 개선됐다.
이 같이 다이소 시장에 성장에 건기식 시장을 둘러싼 유통업계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건강관리를 즐기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확산한 가운데, 백화점과 마트는 물론 편의점까지 건기식 시장에 본격 뛰어들고 있다.
CU는 지난해 10월 3000개 매장을 ‘건강식품 진열 강화점’으로 선정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5000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제약사와의 협업을 통해 차별화된 건기식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마트24도 이달 말까지 이중제형·액상 건강식품 전 상품을 두 개 이상 구매하면 50%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건기식을 주로 약국과 홈쇼핑, 온라인에서 구매하던 패턴이 일상 생활공간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가격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건기식의 대중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제약바이오업계의 새로운 유통채널의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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