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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중인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 사장./사진: 강주현 기자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경영권 분쟁 중인 MBK파트너스ㆍ영풍과 고려아연이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 재선임을 계기로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인 영풍의 계열사 YPC와 MBK파트너스의 투자목적회사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9일 박기덕 사장의 대표이사의 재선임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 박기덕의 고려아연 대표이사 취임을 반대한다”며 “시가총액 16조원에 달하는 상장사의 대표이사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자가 선임되는 것은 부적절하며, 이사회가 주주 가치 보호 의무를 방기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박 사장은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이승호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함께 지난해 10월 30일 발표된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과정에서 부정거래 혐의를 받는다. 지난달 서울남부지검의 고려아연 압수수색에서 자본시장법 위반 피의자로 적시된 인물이기도 하다.
YPC와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박기덕 대표이사 선임을 유보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자본시장법 위반 행위에 대해 이사회가 회사로부터 보고 받고, 이에 대한 이사회의 입장을 주주들에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이 대규모 차입을 통해 주당 89만원에 자사주를 매입하고, 67만원(예정가)에 주식을 발행하고자 했던 유상증자 계획은 시장 질서 교란행위로 지탄받았으며, 발표 직후 고려아연 주가의 대폭락을 초래해 다수의 주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규모 유상증자를 예정하고 있었음에도 자사주 공개매수 당시 ‘재무구조 변경 계획이 없다’고 공시한 혐의는 자본시장법상 부정 거래이자 중대한 위계에 해당하며, 이는 검찰이 압수수색을 진행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고려아연도 입장문을 내고 “MBK와 영풍 측은 여전히 적대적 M&A의 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에 대한 경쟁력 훼손과 음해, 비방 행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며 “일부 이사진은 이사회 일원으로서 회사 전체 이익을 대변해야 함에도 특정인들의 이익을 위해 왜곡된 사실과 인식을 바탕으로 현 이사회와 경영진을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기덕 사장은 매우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최근까지 창사 이래 최대 분기 매출 등 대표이사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끌어내는 등 회사 경영과 기업가치 제고, 나아가 고려아연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필수적인 인물”이라며 대표이사 재선임이 당연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가 피의자 신분임을 들어 비판한 것에는 “상대측(영풍ㆍMBK)이 금감원 진정 등 수사 요청을 해 진행된 수사에 따른 것으로, 악의적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홈플러스 사태의 대표이사인 김광일은 사기 등 자본시장법과 형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며 “즉시 홈플러스 공동대표와 고려아연 이사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며, 이들과 연합한 강성두 이사 등도 마찬가지”라고 맞받아쳤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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