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공급 부족으로 수급지수
3년 6개월 만에 100선 넘어
경매 낙찰률 47.7% 전국 1위
“국회ㆍ집무실 이전 기대감”
![]() |
세종시 전세·경매 시장 동향. /사진:대한경제 DB |
[대한경제=이종무 기자] 세종시 아파트 매맷값이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전세 시장도 집주인 우위로 전환하며 가격이 오르고 있다. 경매 시장에선 아파트 등 낙찰률이 급등하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 선거가 2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회의사당ㆍ대통령 집무실의 세종 이전 공약 등 정치적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이다.
14일 한국부동산원 등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지난 5일 기준) 세종시 전세수급지수는 102.1로 집계됐다.
세종 전세수급지수가 100 선을 넘어선 것은 2021년 11월 둘째 주 이후 3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세종 전세수급지수는 최근 2년여간 80~90 선에서 등락을 반복했으나 지난달 셋째 주 93.7에서 넷째 주 98.7로 뛰더니 이달 들어 100을 넘어선 것이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넘으면 전세 공급 부족을 나타낸다. 전세 시장이 집주인 중심으로 바뀌었다는 의미다. 실제로 현장에선 전세 물건이 빠르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의하면 전날 기준 세종 전세 물량은 1039건으로, 전달(1143건) 대비 100여 건 줄었다. 올해 초 1608건과 비교하면 약 35%나 감소한 규모다.
매물이 사라지면서 가격은 상승세다. 부동산원 전세가격지수를 보면 세종은 지난달 둘째 주 0.05% 오르며 반등한 뒤 셋째 주 0.03%, 넷째 주 0.12%, 이달 첫째 주 0.14%로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서로 연동해 움직이는 점을 고려하면 세종 전세가 상승은 최근 매매가 급등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지옥션이 지난 12일 내놓은 ‘4월 경매동향보고서’에 의하면 지난달 아파트와 빌라, 단독주택 등 세종 주거시설 낙찰률은 47.7%로 파악됐다. 지난달 경매에 나온 이 지역 주거시설 절반 가까이가 새 주인을 찾았다는 의미다. 특히 이는 전달 대비 20.1%p 오른 숫자로 전국 17개 시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종 아파트 낙찰가율은 82.3%였다. 지난 2월 이후 2개월 연속 80%대를 웃도는 모습이다. 세종 나성동 나릿재마을5단지 전용 면적 99㎡는 감정가(9억4500만원)보다 높은 가격(9억4551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전날 발표한 ‘5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에서 세종은 123으로, 한 달 전보다 14.7p 오르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숫자를 기록했다.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이 정상적으로 잔금을 내고 입주할 수 있을지 예상하는 지표다.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산출하는데, 100을 기준점으로 그 이상이면 입주 경기에 낙관적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주산연은 “국회와 대통령 집무실의 세종 이전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인식도 이 지역의 반등을 강하게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종무 기자 jmlee@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