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 매수세ㆍ금리 안정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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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안윤수 기자 ays77@ |
[대한경제=이종무 기자] 실수요자의 매수세 확산 등 전반적인 시장 호조와 기대감에 주택사업자들이 보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경기 전망이 일제히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7개월 만에 주택경기를 낙관적으로 내다본 회사가 부정적으로 판단한 업체보다 더 많았다.
15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에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의 ‘5월 주택사업 경기전망지수’는 104.4로 집계됐다. 전달 대비 20.2p 상승한 숫자로, 수도권 지수가 100을 넘어선 것은 2024년 10월(107.4) 이후 7개월 만의 일이다.
이 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업체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100을 밑돌면 그 반대라는 의미다. 그만큼 향후 주택 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수도권 지역 사업자가 늘어난 것이다. 실제로 서울은 116.6으로 한 달 전보다 19p 올랐고 경기는 같은 기간 20p 늘면서 100선을 밟았다. 인천(96.6)은 기준치를 하회하기는 했지만 전달(75)과 비교해 큰 폭 확대했다.
이지현 주산연 부연구위원은 “기준금리 동결과 대출금리 3%대 진입 등으로 실수요자의 매수세 확산이 수도권 주요 지역 회복세를 이끌며 지수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수도권 인허가 실적도 전년 동기 대비 45.3% 상승하는 등 전반적인 시장 호조가 사업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비수도권 지수는 0.6p 상승한 86.4로 파악됐지만 2024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광역시(90.9)는 4.6p 올랐고 도 지역(83.1)은 2.4p 하락했다. 광주(70.5→94.1)가 가장 큰 폭 상승했고 경북(91.6→69.2)이 가장 크게 내렸다. 수도권은 대폭 상승하고 비수도권은 소폭 오르면서 이달 전국 지수는 89.6으로 4.1p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연구위원은 “비수도권은 지방 주택 시장에 대한 세제ㆍ금융상 보완 조치와 대통령실ㆍ국회 세종 이전 기대감 등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세종 등 영향을 받아 사업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전국 미분양 주택 재고의 76%가 비수도권에 위치하는 등 부정적인 시장 환경으로 여전히 호황으로 판단하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달 전국 자금조달지수는 1.3p 내린 79.3을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실제 조달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건설업 부실 증가 등에 따른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리 강화 등으로 자금 조달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때문이라고 주산연은 진단했다. 여기에 건설 수주 감소, 지방 중심 미분양 적체, 미수금 누적 등 전반적인 건설 경기 부진이 겹치면서 자금 흐름이 악화하고 조달 시장마저 위축하는 등 이중 압력이 작용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자재수급지수(96.2)는 3.3p 올랐다. 시멘트, 철근 등 주요 건자재 가격 안정세가 이어지면서 자재 확보에 대한 부담이 완화돼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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