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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가 주최한 국빈만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로이터 유튜브 생중계 화면. |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카타르 군주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초청으로 중동 순방 중인 트럼프 대통령과 재회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만난 이후 두 번째 대면으로 정 회장의 민간 외교 행보가 이목을 끌고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14일(현지시간) 카타르를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에미르)가 주최한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만찬에 참석한 아시아 기업인은 정 회장이 유일하다. 지난달 말 셰이크 타밈 군주와 트럼프 대통령이 정식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과 트럼프 일가와의 친분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 회장은 트럼프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브로(broㆍ형제)’라 부를 만큼 가까운 사이로 트럼프 측과 지속적인 소통 창구 역할을 해왔다. 이날 만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셰이크 타밈 군주에게 정 회장을 자기 아들의 친구라고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과 트럼프 주니어의 인연은 2010년 국내 언론사가 주최한 행사에서 시작됐다. 두 사람은 개신교 신앙을 기반으로 깊은 교감을 나눠왔다. 보안 메신저를 통해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트럼프 주니어가 주도하는 보수 청년 단체 ‘빌드업코리아’의 국내 행사에도 협조하는 등 종교와 가치관을 매개로 관계를 확장하고 있다.
정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 일가와의 만남은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정 회장은 올해 초 트럼프 주니어 초청으로 미국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뒤“(민간 가교 역할)까진 생각 못했고 사업하는 입장에서 제가 맡은 위치에서 열심히 하려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 당시 국내 주요 기업 경영자들과의 회동을 주선하면서 사실상 민간 차원의 외교적 연결 통로를 개척한 게 됐다.
정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이번 만남도 단순한 친분 이상의 의미로 해석된다.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UAE 등 중동 주요국이 트럼프에게 극진한 예우를 보내는 가운데 한국 기업의 위상을 알리고 우호적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카타르 방문에서 정 회장은 한국 문화 콘텐츠를 통한 중동 시장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 역시 중동을 차세대 성장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으며, 앞으로 해외 투자 확대와 연계한 전략적 접근이 예상된다. 정 회장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현지 유통업계 기업인들과 사업 관련 미팅도 진행할 예정이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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