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내수 21.8% 급감한 812만t 그쳐
환경ㆍ안전 부문 설비투자도 차질 우려
![]() |
그래픽 : 대한경제 |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뾰족한 수가 없네요.” - A시멘트사 B임원
시멘트업계가 극심한 건설경기 침체 여파의 직격탄으로 올 1분기 내수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경영에 ‘비상등’이 켜졌다. 4∼5월 시멘트 수요 성수기가 도래한 상황이지만, 수요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서 올해 계획한 설비투자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시멘트 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1.8% 급감한 812만t에 그쳤다. 1분기 출하량으로는 1998년 이후 최저 수치다. 시멘트업계는 올 1분기에 국내 운영 중인 소성로 34기 중 10기를 멈춰세우며 생산량 조절에 나섰지만, 건설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실적 부진은 피하지 못했다.
여파는 환경ㆍ안전 분야 설비 투자로 옮겨 붙고 있다. 실제 아세아시멘트는 올해 이산화탄소(CO2) 저감 및 노후설비 교체 투자에 200억원 규모를 계획했지만, 올 1분기 영업이익이 34억원 규모로 전년 동기 116억원 대비 3배가량 하락하면서 투자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쌍용C&E도 수세설비 설치공사 공정기술 향상 및 전산ERP 재구축공사 등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올 1분기 적자 전환하면서 투자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한찬수 한국시멘트협회 대외협력실장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라며, “환경 안전 부문의 투자는 반드시 필요한데, 기업들의 경영악화로 투자 규모를 유지하는 게 불안해졌다”고 말했다.
주요 기업도 이렇다할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가절감 사례 발굴부터 보다 나은 품질의 제품을 개발하는 방안까지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지만, 건설경기 침체가 발목을 잡고 있다”며, “수출을 늘리려해도 수익성이 낮고, 특수 시멘트를 개발해도 틈새시장 공략에 그칠 수 있다 보니 결국 대선 이후 상황에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형용 기자 je8day@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