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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하고, 사랑하고, 공연본다… 서울의 여름이 ‘축제’로 물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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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5-21 16:46:31   폰트크기 변경      
잠수교ㆍ세빛섬·뚝섬… 도심 곳곳이 무대로

연애ㆍ음악ㆍ생활체육이 담긴 참여형 페스티벌



지난해 서울 여의도한강공원에서 열린 한강 무소음 DJ파티에서 무선 헤드폰을 착용한 참가자들이 음악 파티를 즐기고 있다. / 사진 : 서울시 제공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어김없이 찾아온 5월, 서울의 여름이 시작되고 있다. 덥다고 짜증만 낼 일은 아니다. 여름과 함께 도시 전체에서 무대가 열리기 때문이다. 잠수교, 세빛섬, 한강, 뚝섬 그리고 DDP까지. 서울시가 마련한 다채로운 문화예술 축제와 체험 프로그램은 물리적 공간과 정서적 체험의 경계를 허물며 도시를 하나의 거대한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세븐틴 공연 포스터. / 사진 : 플레디스 제공 



축제의 서막은 K-POP이 연다. 이달 25일 오후 7시30분, 서초구 고터ㆍ세빛 관광특구 내 잠수교에서는 아이돌 그룹 세븐틴의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 ‘B-DAY PARTY: BURST Stage@잠수교’가 열린다. 서울시의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와 연계된 이번 무대는 K-POP 아티스트 최초의 잠수교 공연이자 글로벌 팬덤을 겨냥한 생중계 이벤트로 기획됐다. 반포한강공원 전역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오프라인 관람도 가능하며, 세빛섬 일대에는 세븐틴의 활동을 조망하는 ‘히스토리존’, 팬 인터랙션 공간, 게임 체험존 등 복합 콘텐츠가 배치된다.



지난해 반포 한강공원에서 개최한 ‘설렘 in 한강’. / 사진 : 서울시 제공 



K-POP 공연에 이어 ‘한강에서의 사랑’이라는 테마가 도시를 물들인다. 오는 6월21일에는 세빛섬에서 서울시가 주관하는 미혼남녀 만남 행사 ‘설렘 인 한강’ 시즌2가 개최된다. 요트 체험, 연애 코칭, 순환 대화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됐다. 이 행사는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도시형 연애 인프라’로 한강을 재구성한 기획이자 저출생 대응을 위한 공공-민간 협력의 일환이다.

서울 거주 25∼45세 미혼남녀 100명이 참가 대상이다. 서류심사와 무작위 추첨을 통해 최종 선정된다.

공연과 체험이 교차하는 지점에는 ‘도시형 생활체육 축제’가 있다. 이달 30일부터 6월1일까지 3일간 뚝섬한강공원에서는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가 열린다. 수영과 자전거, 달리기까지 3종목을 중심으로 구성된 행사는 초급자ㆍ상급자 코스를 분리 운영하며, 대형 워터슬라이드ㆍ요트 릴레이ㆍ국가대표 체험 등 복합 프로그램으로 확장된다.

참가비는 3만원, 신청은 네이버 예약을 통해 가능하다. 도심에서 수상 스포츠와 함께 운동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드문 기회다.

도시의 청춘과 음악이 만나는 지점도 마련됐다. 오는 24일 뚝섬 한강공원 수변무대에서는 ‘2025 한강 대학가요제’가 개최된다. 지난해 여의도에서 시작된 행사는 MBC 대학가요제를 모티브로, 자작곡을 통해 젊은 음악가들을 조명하는 자리다. 올해는 1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본선에 오른 10팀이 무대에 선다. 김형석ㆍ김이나ㆍ강승윤ㆍ이상민 등이 심사위원으로 나서며, 백지영 등의 축하공연도 이어진다.

총상금 규모는 4000만원으로 지난해의 2배로 올랐다. 상금과 함께 데뷔 앨범 제작, 해외 공연 기회까지 주어진다.


지난해 열린 ‘제1회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 둘째날 뚝섬한강공원을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상급자 코스인 수영 1km(잠실수중보 남단~북단)에 참여해 한강을 헤엄치다가 중간 쉼터인 모래톱 위에서 참가 시민들과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 사진 : 서울시 제공 


음악과 사랑, 운동과 게임. 도시 속 축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이달 24일과 25일 양일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는 ‘서울세계도시문화축제’가 열린다. 67개국 대사관과 문화원이 참여하는 이번 행사는 ‘문화로 동행하는 세계와 서울’을 주제로, 세계 전통의상 체험, 글로벌 음식존, 대사관 홍보부스, 국제 초청공연단 무대 등으로 구성된다. 마오리족 공연으로 문을 여는 이 축제는 도시 외교와 일상 문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질적 체험의 집합체다. 헝가리 ‘란고시’부터 모로코 ‘코프타’, 콜롬비아 ‘치즈 아레파’까지 세계의 식탁이 서울 한복판에 차려진다.

서울의 ‘축제 전선’은 이외에도 광범위하다. 서울광장의 ‘문화가 흐르는 광장’, 노들섬에서 열리는 ‘드럼페스티벌’, 어린이대공원의 ‘정원 페스티벌’, 보라매공원의 ‘국제정원박람회’, 서울야외도서관의 야간 운영과 광화문광장의 전통무예 시범, 드론 1200대가 밤하늘을 수놓는 ‘한강 불빛 공연’까지, 도시 전역에서 축제가 이어진다.

서울시가 기획한 이번 축제들은 단순한 ‘관람형’ 행사를 넘어선다. 일상과 예술, 도시와 시민 사이를 연결하고, 참여를 유도하며, 무엇보다 도시를 새롭게 ‘사용’하는 방식에 주목한다. 이는 축제의 소비자였던 시민을 도시문화의 생산자로 전환시키는 장치이기도 하다.

한강은 이제 산책로가 아닌 무대가 되었고, 도심은 배경이 아닌 주체가 된다. 서울시가 정성껏 ‘기획’한 이 도시의 여름, 그 계절의 풍경 속으로 한 발 내디뎌보자.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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