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부산 녹산 수출공장 착공식에서 농심의 (뒷줄 왼쪽 일곱번째부터)이병학 대표이사, 손태현 SCM부문장, 유창열 생산책임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농심

[대한경제=오진주 기자] 농심이 해외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수출 물량만 최대 세 배 늘려 한국 라면의 대표 자리를 되찾겠단 계획이다.

농심은 지난 26일 부산에서 녹산 수출전용 공장 착공식을 열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공장은 기존에 건면을 생산하던 시설인 녹산공장 여유 땅에 건설된다. 약 1만1280㎡(3400평)의 부지에 연면적 약 4만8100㎡(1만4500평) 규모로 지어진다. 내년 하반기 완공 목표다.

농심은 새 공장을 완성한 뒤 3개 라인을 우선 가동해 연간 5억개의 라면을 생산할 예정이다. 그동안 수출 물량을 담당했던 부산공장 생산량(6억개)과 구미공장 수출 생산량(1억개)을 합치면 연간 수출용 라면 총 생산량은 12억개가 된다. 지금보다 약 2배 많은 물량이다.

수출전용 공장은 인공지능(AI) 스마트팩토리 노하우를 적용한다. 농심의 AI 딥러닝 기술을 적용한 품질검사 시스템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발생 가능한 문제를 예측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글로벌 품질 인증도 갖춘다. ISO 9001과 FSSC 22000 인증은 물론 세계 각국의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RSPO(지속 가능한 팜유 협의체)와 할랄 인증을 받아 운영할 방침이다. 또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에너지 절감 설비 등 환경 친화적 공장으로 운영한다.

농심 부산 녹산 수출전용 공장 조감도./이미지=농심

향후 농심은 해외 매출 추이에 따라 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해외 성장세에 맞춰 최대 8개 라인까지 추가해 생산능력을 현재 대비 약 3배까지 늘릴 수 있다”며 “신라면 툼바를 중심으로 제2의 글로벌 시장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그에 맞은 생산능력을 갖춰 K-라면 대표 기업 위상을 굳건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농심은 해외사업 비중을 61%까지 끌어 올려 5년 뒤 매출 7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단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법인 ‘농심 유럽 (Nongshim Europe B.V.)’을 설립했다. 수출 공장의 생산력을 바탕으로 오는 2030년까지 유럽 매출을 4배로 키울 계획이다. 잠재 지역으로 꼽히는 남아메리카와 서남아시아 시장도 공략한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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