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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밸류업 프로그램 1주년 기념 행사’ 모습. / 사진=김관주 기자 |
[대한경제=김관주 기자] “1년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주주가치를 존중하는 의미 있는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앞으로도 정부, 유관기관과 함께 우리 자본시장의 체질을 개선하고 주주가치 존중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긴 호흡으로 지원하겠습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밸류업 프로그램 1주년 기념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153개(코스피 119개(본 116·예고 3), 코스닥 34개(본 32·예고 2)) 기업이 밸류업 공시에 참여했고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절반(49.4%)에 달하는 기업이 공시를 이행했다”며 “공시기업의 주가 역시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양호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으며 우리 시장도 글로벌 증시의 부진 속에서 견조한 움직임을 보인다”고 짚었다.
실제 밸류업 공시기업의 작년 주가수익률은 4.5%로 전반적인 시장 하락(코스피 -9.6%·밸류업 미공시 기업 -16.9%)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성과를 냈다. 금융업종 중 밸류업 공시기업의 경우, 지난해 주가는 25.3% 상승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도 25%(0.4→0.5) 성장하는 등 저평가가 일정 부분 해소됐다. 특히 연초 이후 우리나라 증시 주가는 10.2% 상승한 반면 대만은 6.5%, 일본은 5.9%, 미국은 1.3% 하락했다.
정 이사장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또한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국내·외 기관투자자 또한 프로그램의 취지와 필요성에 공감하며 밸류업 공시가 기업의 투자유치와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작년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 모두 1년 전보다 2배 넘게 늘었다. 자사주 매입액은 18조8000억원으로 지난 200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13조9000억원의 자사주 소각도 최근 7년 내 가장 크다. 현금 배당은 1년 새 29조5000억원에서 32조7000억원으로 불었다. 코스피 시장의 경우, 밸류업 공시기업의 배당금 총액은 18조원으로 전체의 59.2% 차지했다.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실시한 국내·외 95개 기관투자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프로그램의 목표와 효과에 대한 평가’에 대해 응답자 대부분(‘매우 긍정적’ 61%·‘긍정적’ 29%)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투자유치와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엔 ‘매우 그렇다’가 48%, ‘그렇다’가 37%로 나타났다.
다만, △밸류업 지수 내 공시기업 비중 확대 △중·소 상장기업으로 밸류업 공시 확산 △기 발표 인센티브 방안의 조속한 시행 등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초체력이 탄탄한 대규모 기업을 중심으로 개별 기업 특성을 고려한 합리적인 주주환원 정책 수립을 유도해야 할 것”이라며 “장기간 주주수익률이 낮은 중·소 규모 기업을 중심으로 주요 원인을 점검하고 개선 계획 공시를 유도하기 위한 시장 압력과 지원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이날 한국거래소는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후 지난 3월까지 공시한 125곳 가운데 우수한 기업가치 제고 성과를 낸 10곳을 선정해 표창했다. △HD현대일렉트릭·KB금융지주가 경제부총리상 △메리츠금융지주·삼양식품·KT&G가 금융위원장상 △삼성화재·신한금융그룹·현대글로비스·케이티·SK하이닉스가 한국거래소이사장상 등을 수상했다. 강근희 KB금융지주 IR 부장은 “외국인투자자가 KB금융지주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에 똑같은 질문을 했을 때 똑같은 답변을 받는다면 이는 거짓말이 될 수가 없다”며 “앞으로도 개별 기업뿐만 아니라 모든 시장 참여자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때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봤다.
밸류업 공시 우수사례를 소개한 백서도 공개됐다. 김정영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 상무는 “백서에는 지난 1년간 밸류업 프로그램의 추진 경과와 함께 공시 현황 및 시장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정리했다”며 “이를 통해 밸류업 공시를 준비 중인 기업이 실질적으로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의 연속성을 전망했다. 그는 “밸류업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과제인 만큼 선거 과정에서 다양한 정책이 제안되고 있다”며 “다음 정부에서도 주요한 정책 아젠다로 추진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관주 기자 p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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