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내수 812만t… 작년比 21%↓
삼표ㆍ한일ㆍ아세아시멘트 등 경영 비상
쌍용C&E 등 해안사 수출 확대 총력
중남미 넘어 카메룬 등으로 판로 확대
삼표도 남미서 클링커 수출 계약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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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대한경제 |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시멘트업계가 장기화한 국내 건설경기 부진 돌파구로 ‘수출’을 정조준하고 있다. 올 1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상황이지만, 해안사를 중심으로 수출량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시멘트 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1.8% 급감한 812만t에 그쳤다. 최근 5년간 1분기 내수 판매중 가장 낮은 수치다.
경영실적은 비상등이 켜졌다. 삼표시멘트는 1분기 영업이익이 16억2021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5% 감소했고, 한일시멘트는 125억4838만원으로 75.5% 줄었다. 아세아시멘트도 70.4% 감소한 34억원으로 집계됐다. 쌍용C&E와 성신양회는 각각 265억원, 6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주목할 부분은 해안사의 경영전략이다. 국내 시멘트사는 제조 공장 위치에 따라 해안사와 내륙사로 구분한다. 해안사는 강원도 연안에 공장을 갖춘 쌍용C&E(동해)와 한라시멘트(옥계), 삼표시멘트(삼척)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은 수출항으로 제품을 옮기기 위한 운송비 등을 고려할 때 내륙사와 비교해 수출에 유리한 지형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클링커ㆍ시멘트 재고량을 줄이고, 생산공장 가동률을 유지하는 전략에 힘을 쏟고 있다.
시멘트 업체 중 수출 물량이 가장 많은 곳은 쌍용C&E다. 쌍용C&E는 올 1분기 76만4000t 규모의 클링커(시멘트 반제품)ㆍ시멘트를 수출했다. 전년 1분기 44만1000t과 비교해 173%가 증가했다. 2023년 1분기 45만1000t과 비교해도 169% 늘었다.
같은 기간 수출부문 매출액도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쌍용C&E의 올해 1분기 클링커ㆍ시멘트 수출액은 319억8200만원으로 전년 1분기 205억1500만원과 비교해 110억원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수출액 1042억4400만원과 비교할 때 올 1분기에 이미 30%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한 셈이다. 쌍용C&E는 현재 연간 200만t 이상의 시멘트를 중국과 필리핀, 미국, 칠레 등 아시아와 미주지역에 수출하고 있으며, 이대로라면 올 연말 클링커ㆍ시멘트 수출 규모는 300만t에 근접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한라시멘트 역시 국내 시멘트 내수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수출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수출 물량은 2023년 1분기 4만4000t에서 지난해 1분기에는 13만4000t, 올해 1분기는 16만6000t까지 늘었다. 특히 페루와 칠레 등 중남미 시장 중심의 수출로를 중남미뿐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의 카메룬과 기니로 확대하며 수출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실제 1분기와 4∼5월까지 합산한 클링커 수출량은 43만3000t으로 집계됐다. 한라시멘트의 올해 수출 목표 실적은 71만4000t 규모이며, 현재 추세라면 초과 달성도 기대된다.
삼표시멘트도 올 2분기 남미지역에서 클링커 수출 계약을 예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로라면 삼표시멘트도 2분기에는 신규 수출물량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멘트업계는 수출에 따른 수익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안사들이 내수침체 돌파구로 수출 판로를 확대하고 있지만, 수출하는 시멘트 가격이 내수와 비교해 크게 낮아 수익성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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