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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마을 변경 조감도. |
[대한경제=임성엽 기자]서울 대표 달동네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이 오랜 기다림 끝에 이달 본격화됐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백사마을은 재개발정비구역 지정 이후 16년 만에 재개발정비계획(안)을 확정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정비사업 통합심의에서 분양ㆍ임대주택 획지 구분을 하나로 통합해 새롭게 수립한 백사마을 정비계획(안)에 대해 ‘조건부 가결’했다. 철거작업도 이달 8일부터 시작했다.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은 2029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올해 하반기에 착공해 본격적인 공사가 추진된다.
백사마을은 지하 4층~지상 35층의 26개 동 총 3178세대 규모로 자연 친화형 공동주택 단지가 조성된다. 특히, 이번 계획은 기존 2437세대에서 741세대를 추가 확보해 사업성을 개선하고 주택수급 안정과 저소득 주민의 입주 기회를 확대했다.
서울과 경기도 경계 불암산 자락 노원구에 위치한 이 마을은 과거 주소 산 104번지 일대에 집단이주가 이뤄지며 ‘백사(104)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1960년대 초기 백사마을은 기반시설이 부족하고 열악한 위생 상태로 인한 감염병 발생 등으로 주거환경이 열악했다. “마실 물, 전기도 없었다”는 주민의 말에서 당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다른 이주 정착지들은 1990년대 재개발을 통해 아파트 단지로 변모했음에도 백사마을은 ‘개발제한구역’이란 이유로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 2000년 관련 법 제정으로 개발제한구역 해제가 가능해지면서, 백사마을 재개발사업 추진 기반이 마련됐다.
서울시는 중계동 30-3번지 일대를 노후ㆍ불량 주거지 정비로 쾌적한 주거 환경을 조성하고자 지난 2009년 5월, 총 2758세대를 건립하는 내용으로 ‘중계본동 제1종지구단위계획 및 주택재개발정비구역’을 지정했다.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의 출발이었다.
지난 2009년 5월 최초 정비계획이 수립되고 같은 해 6월 LH공사가 사업시행자로 지정ㆍ고시했다. 하지만, 서울시 주거지보전계획에 따라 정비계획이 변경 결정되면서 LH공사는 사업성 악화를 이유로 2016년 1월 사업 포기를 결정했다.
이후 중계본동 주민대표회의에서 SH공사의 사업시행자 지정을 요청했고, 2017년 2월 SH공사ㆍ노원구ㆍ주민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지체됐던 사업이 다시 추진력을 얻게 됐다.
그러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의 획지 구분으로 입주민 사이에 위화감이 조성되고, 기존 지형ㆍ터ㆍ골목길 등을 유지한 계획으로 사생활 침해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시는 사업 재평가를 통해 주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안을 찾기 위해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고, 지난 2023년 2월 주거지보전사업 전반에 대한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새로운 도시 조성을 위한 계획을 마련하는 기틀이 됐다.
김성보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이 수년간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서도 주민들이 포기하지 않고 서울시를 믿어주셔서 감사하다. 덕분에 모든 주민이 원하는 자연친화 주거단지 계획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서울시는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이 조속히 완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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