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끝나지 않은 인천공항 4단계](1) 초유의 공사비 증액…'원설계' 부실 논란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5-05-30 05:00:13   폰트크기 변경      

제2여객터미널 확장 골조·마감
종심제 공사비 58% 증액 사태
"준공 후 2400억 적자 불가피"
전문가 "동시다발적 오류 발생"



[대한경제=백경민 기자] 작년 말 준공한 종합심사낙찰제(이하 종심제) 방식의 1조원 규모 ‘인천국제공항 4단계 건설사업’이 사상 초유의 공사비 58% 증액 사태를 맞이하며 원설계 부실 논란에 휩싸였다.

이미 시공 중 약 3600억원에 달하는 공사비 증액을 한 것으로 모자라, 준공 후에도 2400억원 상당의 공사비가 추가로 또 필요한 상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기술형입찰도 아닌 종심제 사업에서 10% 이상의 공사비 증액 사태가 불거진 데 대해 설계도서 부실을 의심하는 모습이다.

29일 〈대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국제공항 4단계 사업의 일환인 ‘제2여객터미널 확장 골조 및 마감공사’ 관련 발주처와 시공사 측은 공사비 증액을 위한 5차 계약변경 절차에 착수했다.

제2여객터미널 확장사업은 동편(계약금액 5030억원)과 서편(5184억원)으로 나눠 추진된 가운데, 동편은 지난해 10월 준공됐고, 올 연말 준공 예정인 서편도 마무리 공사만 진행 중이어서 사실상 대부분 공정을 마무리한 상태다.


이들 현장에서는 지난해까지 이미 3차례에 걸쳐 설계변경 및 물가변동 등을 반영해 공사금액을 동편 1589억원ㆍ서편 1682억원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이어 동편 준공이 완료된 후인 올해 3~4월에도 동편 167억원ㆍ서편 174억원을 추가 상향했다. 이미 원계약 금액에서 최소 35% 이상 조정한 것으로, 이 자체만으로도 종심제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동편과 서편의 시공을 맡은 A사와 B사가 작년 연말 준공 시기에 이르러 공사비 총액분을 계산한 결과 동ㆍ서편 각각 1200억원을 웃도는 초과분이 또 튀어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공항 설계ㆍ엔지니어링 전문가들은 ‘설계 부실’에서 원인을 찾았다.

공항설계 30년 경력의 전문가는 “국제현상설계공모를 통해 채택된 설계안으로 실시설계를 하는 과정에서 물량 및 내역 산출과 장비 배치 등 다발적으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일단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총 2400억원 규모의 공사비 증액 중 일부는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한 5차 계약변경 심의를 다음달로 예정하고, 시공사와 CM단에 관련 서류 제출도 요청한 상태다.

현재 시공사가 목표하는 5차 계약변경 규모는 동ㆍ서편 합산 800억원 수준이다. 이 중 약 200억원 수준의 설계변경 대상 항목은 CM단의 검토를 거쳐 발주처의 승인을 얻었지만, 나머지 600억원에 대한 검토는 상당수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다. CM단이 설계 변경에 대단히 소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관련 업계는 설계 검토 책임을 벗어날 수 없는 CM단이 행정 처리에 늑장을 부리는 것으로 추정하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 산하 발주기관 고위 관계자는“준공 시점에 도출된 천문학적인 적자분에 대한 주된 원인은 ‘원설계 누락’일 수 밖에 없는데, 그런 부분을 잡아내는 것도 CM단의 역할 중 하나”라며, “우선 공항공사 측이 부실 설계 범위를 판단해 설계사에 구상권 청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CM단 측은 “앞으로 진행될 5차 계약변경을 위해 업무 협조를 지속하고 있으며 시공사 측에서 생각하고 있는 범위 내에서 (변경)처리를 하려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백경민 기자 wiss@ 최지희기자 jh606@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관련기사
프로필 이미지
건설산업부
백경민 기자
wiss@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