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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8일, 제20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서 중동 정세를 주제로 한 특별 세션이 제주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세션은 (재)한국-아랍소사이어티가 카타르 싱크탱크 국제중동위원회(Middle East Council on Global Affairs),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서아시아센터와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외교단, 전문가, 학생 등 50여 명이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한국-아랍소사이어티는 2008년 설립된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한국과 아랍 22개국 간 문화·경제·학술 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포럼에 전·현직 외교관 및 한-중동 학자들을 초대하여 ‘트럼프 2.0 시대 중동 평화의 전망과 한국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세션을 진행하였다.
한국-아랍소사이어티 김창모 사무총장은 개회사를 통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친이스라엘, 반이란이라는 일관된 강경 노선을 보이던 1기와는 달리, 하마스와의 직접 협상 시도, 파기한 이란 핵 합의 복원 노력, 알샤라 시리아 정부에 대한 제재 해제 등 다소 완화되고 변화된 접근 방식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러한 중동 정세를 조망하고 중동 지역의 안정을 위한 한국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하였다.
압둘라 사이프 알누아이미 주한아랍에미리트대사는 환영사를 통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방문은 중동의 지정학적 중요성과 장기적 안정과 대화를 위한 지속적인 국제사회 참여의 중요성을 보여주었다고 언급하면서 중동 전역의 평화, 안보를 위해 아랍에미리트가 기울이는 노력을 소개하였다.
외교부 정광용 아프리카중동국장은 축사를 통해 한국 정부가 유엔 비상임이사국으로서, 그리고 인권이사회와 경제사회이사회에서의 활동을 통해 중동의평화와 번영을 증진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쳐 왔으며 아랍국가들과 전통 협력 분야를 넘어 문화, 헬스케어, 스포츠뿐만 아니라 최첨단 분야로 협력 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첫 번째 발표자인 마영삼 전 주팔레스타인초대대표/주이스라엘대사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 기조 아래 대중동 관여를 축소하되, 최근 GCC 순방에서 AI와 무기관련 상당 규모의 거래가 이루어졌듯 실리를 우선시하는 한편, 이란에 대한 압박은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아브라함 협정의 확대를 추진하겠으나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 수교는 가자 안정화 이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이어서 앙투안 아잠 주한레바논대사는 자국의 정치적 종파주의와 부패, 이란과 헤즈볼라의 개입, 1975년 내전 등 역사적 배경을 통해 레바논이 안고 있는 다층적 위기를 설명하며 헤즈볼라의 무장해제가 핵심과제인 상황에서 조셉 아운 대통령은 헤즈볼라의 자발적 무장해제와 레바논군 편입을 제안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아울러, 레바논의 미래는 국내 변화뿐만 아니라 지역 역학 관계, 한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의 건설적 참여에 달려있다고 언급하였다.
오만 학자인 압둘라 바아부드 와세다대학교 카타르 이슬람지역연구 위원장은 미-이란 핵 협상에 대한 발표를 통해 오만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동 협상이 현재 교착상태에 있으나, 민간 용도 농축의 제한적 허용, 농축 우라늄 비축량 감축, 투명성 및 사찰 강화, 미국의 단계적 제재 완화가 향후 타협안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하였다. 이어서 이란핵협정(JCPOA)의 스냅백이 올해 10월 만료되고, 양측의 불신과 목표가 상충하는 상황에서 현실적인 협상과 신뢰할 수 있는 약속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발표자인 구기연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서아시아센터 교수는 한국이 중동과 에너지·경제 협력, 평화유지 활동 등 다층적 협력을 이어온 상황에서 유엔 안정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서 보다 전략적인 대중동 정책이 요구된다면서 문화·청년 교류, 지역 전문가 양성 및 연구 네트워크 확대, 투자 활성화, 인도적 지원을 한-중동 정책 강화를 위한 5대 전략으로 제시했다.
한국-아랍소사이어티는 이번 중동 세션 외에도 추후 한-중동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다양한 영역에서 한-중동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아랍영화제, 한-아랍 스타트업 공모전, 아랍문화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온라인부 장세갑 기자 c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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