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커피향 따라 철길을 걷다…자우림이 노래하는 공릉숲길의 여정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5-06-06 14:17:44   폰트크기 변경      
20여 개국 커피 원두와 전국 대표 카페 총출동

레일 위 전시, 거리 공연, 청년 벼룩시장까지
자우림ㆍ최백호ㆍ이석훈 등 감성 무대 예고


지난해 제2회 경춘선 공릉숲길 커피축제를 찾은 시민들. / 사진 : 노원구 제공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기차가 달리던 경춘선 철길 위, 어느 날부터인가 카페가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의 이야기다. 각자의 커피가 제일 맛있다고 자랑하던 가게들. “그럼 한번 나와서 겨뤄보라”는 오승록 노원구청장의 제안이 현실이 되면서, 특별한 지역축제가 만들어졌다. 처음엔 상인들도 긴가민가했지만, 축제 이후 매출이 많게는 200% 넘게 오르자 이제는 모두가 손꼽아 기다리는 구의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았다.

서울 노원구는 오는 6월 7~8일 이틀간, ‘제3회 경춘선 공릉숲길 커피축제(Coffee Trip)’를 개최한다. 2023년 자생적 커피문화에서 출발해 빠르게 성장한 이 축제는, 지역 상권 활성화는 물론 세계 커피 문화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이례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에 구는 행사 기간을 기존 하루에서 올해부터 이틀로 확대했다.

행사 장소는 지하철 7호선 공릉역에서 동부아파트 삼거리까지, 경춘선 공릉숲길과 그 일대다. 축제 기간 동안 이 구간은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된다. 주제는 ‘커피 여행’. 세계의 원두와 지역 로컬, 청년의 감각과 예술, 그리고 지속가능한 가치까지 한데 섞인다.

특히 올해는 케냐,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 20여 개 커피 원두 생산국이 참여해 각국의 커피 문화와 풍미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강릉 ‘보헤미안’, 부산 ‘히떼로스터리’, 군산 ‘미곡창고’, 김해 ‘에센티아’, 의성 ‘카페비야’ 등 전국 커피 명소가 총출동하고, 공릉동을 대표하는 ‘블루마일스’, ‘호호커피’, ‘호이폴로이’ 같은 로컬 카페들도 함께한다.



지난해 열린 서울 노원구 공릉동 경춘선 공릉숲길 커피축제. / 사진 : 노원구 제공


공릉역 앞 메인무대에서는 세계커피대회(WCC) 수상자들이 바리스타ㆍ로스팅ㆍ라테아트 시연을 선보이며, 일반 시민이 참여하는 로컬 커피 블라인드 테스트 대회도 열린다. 우수 참가자는 본무대에서 시상을 받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청년문화예술 콘텐츠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는 신진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제2회 노원 현대예술제’가 동시에 열린다. 오는 6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바람의 이동경로(Tracing of Wishes)’를 주제로, 곽인탄, 남다현, 아터스, 이세준, 자율랩, 장시재, 최형준, 09콜렉티브 등 총 8팀이 회화와 조형 작품 11점을 경춘선숲길 곳곳에 전시한다. 철거된 ‘신공덕역’을 재현한 설치작, 감자를 나눠주는 퍼포먼스 부스, 레일 위에서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 등 공간과 예술이 어우러진 실험적 시도가 인상적이다.

공릉동 도깨비시장 후문부터 공릉역 방향 250m 구간에서는 ‘청년마켓’이 열린다. 디저트ㆍ수공예품ㆍ액세서리 등 60개 부스가 운영되고, 청년정책 홍보ㆍ향수 만들기ㆍ캐리커처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여기에 친환경 브랜드 페어와 청년 벼룩시장도 열려 창작 제품들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다.

무엇보다 관람객의 기대를 모으는 건 축제 이틀간 이어지는 초호화 공연 라인업이다.

7일엔 독특한 음악 세계를 가진 안예은, 깊은 감성의 최백호, 8일엔 섬세한 보컬의 이석훈, 그리고 무엇보다 대한민국 대표 록밴드 자우림이 무대에 오른다.

이 외에도 동미재즈밴드, 키다리밴드, 바이올리니스트 김빛날윤미, 아코디언 연주자 주연, 첼리스트 채송아 등 거리 곳곳에서 펼쳐지는 버스킹 공연이 축제의 감성을 더한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커피 드립백 만들기, 커피콩 비누와 룸스프레이, 천연 커피 슬라임 등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채워진다. 축제장 전역에는 감성적인 포토존이 설치돼, 누구나 커피 여행의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이 펼쳐진다.

축제는 ‘지속 가능한 문화행사’로서의 책임도 놓치지 않는다. 행사장 내 부스에서는 다회용기와 친환경 식기를 사용하고, 일회용품 사용은 포크·수저·젓가락을 제외하고 제한된다. 텀블러를 지참한 방문객에겐 커피 500원 할인 혜택도 제공된다.

오승록 구청장은 “경춘선 공릉숲길 커피축제는 지역이 가진 고유의 개성과 커피 문화를 바탕으로 성장해온 축제”라며 “올해는 더욱 풍성해진 구성으로 주민과 방문객 모두가 커피와 예술, 문화 속에서 특별한 여정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정치사회부
박호수 기자
lake806@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