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봉정 기자] 원·달러 환율이 7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가운데 향후 분수령은 이번 주 예정된 미국-중국 간 관세 협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달러화의 추가 약세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 속에 새정부 출범에 따른 경기부양 기대감에 원화 강세는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고위급 무역 협상을 재개한다.
이는 미국 정부가 중국이 제네바 합의에도 불구, 희토류 대미 수출 통제를 계속하고 있다며 중국에 합의 위반을 지적해온 결과다.
시장에서는 협상 진전 여부에 따른 환율의 변동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지난 5월 양국의 협상 소식이 전해진 당시,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20원 이상 급락했다가 협상 후 10원 가까이 반등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인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이 재개된다고 해도 달러 약세는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협상의 전개는 예측이 어렵지만 재차 대중 관세를 상향한다든지 급격한 태세 전환이 아니라면 기본적인 협상 관점을 견지할 것”이라며 “달러화 가치 훼손은 제약될 것”이라고 봤다. 트럼프 역시 이번 협상에 대해 “매우 잘 진행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의 재정 리스크가 완화될 가능성도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무리한 고율의 관세 정책보다는 안정적인 공급망 유지를 위한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미국 경제의 예외주의를 다시 부각시키며 달러 자산 선호를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미국이 주요국에 미 국채 매입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 경우 미 국채 수요가 늘어나 달러화 가치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도 시장의 경계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의 원화 절상 요구에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는 있다.
한편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등은 이재명 신정부의 신속한 경기부양 기조 등으로 원화 강세를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원화는 새 정부 구성 후 정책 불확실성 감소, 상당한 규모의 경기 부양, 친시장 정책 등이 달러화 약세와 맞물려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무라도 “한국의 거시경제, 정치상황, 자금 유입 흐름 등에 대한 긍정적 기대로 원화 강세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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