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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단열재에 유리한 성능측정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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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6-11 06:00:51   폰트크기 변경      

국토부, 건물 에너지절약 설계에

단열재 장기열저항 반영 추진

KS규격 ‘슬라이싱’ 기법 제한

업계 “제품별 맞는 측정법 필요”



[대한경제=서용원 기자]정부가 단열재의 장기적인 단열성능을 건축물 설계기준에 반영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특정 단열재에 유리한 성능측정법만 인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단열재별 특성에 맞는 측정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토교통부 ‘제3차 녹색건축물 기본계획’에 따르면 국토부는 2026년 ‘건축물의 에너지절약 설계기준’에 단열재 장기 열저항값(장기 열전도율)을 반영하도록 할 예정이다. KS규격(KS M ISO 11561)에 표기된 방법으로 단열재의 25년 뒤 단열성능을 측정해 설계기준에 포함하는 내용이다.

내부 가스로 단열성을 확보하는 일부 유기단열재는 외부 공기가 스며드는 등의 영향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단열성능이 떨어진다. 그만큼 건물의 에너지효율 관리를 위해 장기적인 단열성능을 계산해 대비하도록 하는 취지다.

문제는 KS규격에서 측정 방식을 ‘슬라이싱’ 기법으로 제한하는 점이다. 단열재를 10㎜씩 여러 장 잘라내 적층한 후 상온에서 91일간 보관해 장기성능값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슬라이싱 기법은 EPS(폴리스티렌폼) 등 특정 단열재에만 유리할뿐, PF(페놀폼)ㆍPIR-2(경질우레탄 2종) 등에는 불리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PF와 PIR-2는 독립기포(발포된 플라스틱 기포들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형태)로 단열성능을 확보하는 원리인데, 슬라이싱을 하게 되면 이런 독립기포들이 깨져 단열성능이 크게 떨어진다”며, “독립기포와 무관한 단열재에만 유리한 시험법”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실험 결과 슬라이스 방법으로 성능을 측정했을 시 EPS는 단열성능 감소율이 2.5%에 그친 반면, PF는 19.7%, PIR-2는 22%까지 크게 떨어졌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유럽처럼 단열재 물성에 맞는 개별 시험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럽에서는 EN 13165ㆍ13166 등의 규정을 통해 단열재 물성에 따라 슬라이싱 기법과 고온 가속화 기법 중 하나를 선택해 장기성능을 측정하도록 하고 있다. 고온 가속화 기법은 단열재를 70℃에서 175일간, 혹은 110℃에서 2주간 건조한 후 특정 계산식을 반영해 측정하는 방법이다. 고온 가속화 기법을 적용할 경우 EPS의 단열성능 감소율은 2.1%, PF와 PIR-2는 9.6%ㆍ11% 정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슬라이스 기법 대비 EPS는 크게 차이가 없었으나, PF와 PIR-2는 10%p 이상 감소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시공된지 3년 된 PF단열재의 단열성능을 측정한 결과, 고온 가속화 기법과 슬라이싱 기법의 측정 수치는 현격히 차이가 났다”면서 “인위적으로 단열재를 깎아 훼손하는 경우가 없는 만큼 현실에 맞는 측정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관련,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문제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관련 KS규격을 전면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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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원 기자
anton@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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