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자’ 특검보 인선 속도
내란 특검 인력만 267명
사무실 공간 확보도 관건
이르면 이달말 수사 시작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내란ㆍ김건희ㆍ채상병 특검 등 이른바 ‘3대 특검’이 특검보 인선 등 수사팀 구성과 사무실 확보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이르면 이번 주 안에 특검 지휘부 구성과 사무실 위치 등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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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조은석ㆍ민중기ㆍ이명현 특검/ 사진: 연합뉴스 |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3대 특검은 특검의 ‘2인자’ 격인 특검보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각종 의혹을 수사할 민중기 특검은 전날 밤 이재명 대통령에게 특검보 후보 8명을 추천했다. 3대 특검 중 가장 빠른 속도다.
특검을 보좌하고 수사팀을 지휘하는 특검보 임명은 특검 구성에서 가장 우선적인 과제로 꼽힌다. 특검법상 내란 특검은 6명, 김건희 특검과 채상병 특검은 각각 4명의 특검보를 둘 수 있다.
특검보는 특검의 지휘ㆍ감독에 따라 사건 수사와 기소된 사건의 공소유지를 담당하며, 특별수사관과 파견 공무원을 지휘ㆍ감독한다. 통상 언론 브리핑도 특검보가 담당한다.
대통령은 특검보 임명 요청을 받은 날부터 5일 안에 특검보를 임명해야 한다. 이 기간 안에 대통령이 특검보를 임명하지 않으면 후보자 중 연장자가 특검보에 임명된 것으로 간주한다. 특검은 고검장급, 특검보는 검사장급 대우를 받는다.
민 특검은 이날 특검보 후보 명단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단기간 내에 수사를 마쳐야 하기 때문에 수사 능력을 고려했다”며 “여러 출신이 같이 일해야 하기 때문에 소통과 화합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12ㆍ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의 내란ㆍ외환 혐의 등을 수사할 조은석 특검은 대한변호사협회에 특검보 후보 추천을 요청한 상태다. 변협은 후보군 선발과 인사검증을 거쳐 오는 17일까지 특검보 후보를 추천할 계획이다.
고(故) 채수근 상병 순직사건 수사방해 의혹을 수사할 이명현 특검도 특검보 인선에 집중하고 있다.
이 특검은 “실체적 진실에 열정을 갖고 하시는 분들을 원한다”며 “(판ㆍ검사 출신 등 구성은) 적절히 배합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변협에 특검보 후보 추천을 의뢰할지에 대해서는 “추천 인원으로 보면 변협에 할 정도는 아니다. 이미 풀은 돼 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3대 특검은 대규모 특검 수사 인력을 수용하기 위한 사무실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인 내란 특검은 조 특검과 특검보 6명, 특별수사관 100명, 파견검사 60명, 파견공무원 100명을 합치면 최대 267명에 달한다. 김건희 특검도 205명(파견검사 40명), 채 상병 특검도 105명(파견검사 20명) 규모다.
하지만 워낙 인력이 많다 보니 사무실 공간 확보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에는 법원이나 검찰과의 접근성을 고려해 주로 서울 강남ㆍ서초에 특검 사무실이 꾸려졌지만, 이번에는 경기도 성남 판교 등의 지역도 후보지로 거론된다.
조 특검은 검찰과 경찰, 정부과천청사 등 보안 수준이 높은 정부 시설을 특검 사무실로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군이 포함된 내란 특검 수사 대상을 감안할 때 상업용 건물의 경우 군사기밀 누설 등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다.
서울 서대문경찰서 옛 청사도 내란 특검 사무실 후보지로 거론됐지만, 경찰은 이날 “건물이 노후하고 비워둔 기간이 너무 길어 (특검) 사무실로 사용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민 특검도 우선 공공기관 건물 내 공간을 중심으로 특검 사무실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사무실 후보 장소를 몇 군데 추려 마지막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 특검은 특검 사무실과 관련해 판교 등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판교면 영장 집행 등을 하는 데 있어 너무 멀기 때문에 되도록 서초동 근처로 추진 중”이라고 답했다.
특검 준비기간은 특검이 임명된 날부터 최대 20일이다.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초에는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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