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외국인 코스피 4.8조 순매수

증시자금 투자자 예탁금도 급증세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활짝 웃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4.10 포인트(1.48%) 오른 3,021.84에 장을 마쳤다./사진:연합뉴스

[대한경제=권해석 기자]국내 주식시장이 3년6개월여의 길고 긴 ‘이천피’시대를 끝내고 ‘삼천피’ 시대로 진입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세가 살아났고, 코로나19 위기 당시 국내 주식시장을 이끌었던 ‘동학개미’의 귀환 조짐까지 보이면서 코스피 3000 시대가 다시 열린 것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1.48% 오른 3021.84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21년 12월28일(3020.24) 이후 처음으로 3000선을 넘었고, 지난 2021년 12월9일(3029.57)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코스닥 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1.15% 상승한 791.53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이날 전장보다 0.29% 오른 2986.52로 시작해 오전 10시45분에 3000.46을 기록하면서 3000선을 돌파했다. 이후 오름폭을 키우면서 단숨에 3020선까지 넘어섰다.

외국인과 기관이 코스피 시장에서 각각 5625억원과 372억원씩을 순매수하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개인은 5965억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는 SK하이닉스가 3.86% 올랐고, 네이버(4.96%)와 현대차(1.45%), LG에너지솔류션(2.92%) 등이 강세를 보였다. 두산에너빌리티(-1.72%)와 HD한국조선해양(-1.19%) 등은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가 이날 3000선을 넘어섰지만, 지수가 2000선 내에서 움직이는 ‘박스피’에서 벗어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코스피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와 확장 재정 정책이 겹쳤던 지난 2021년 1월7일 3031.68(종가기준)을 나타내며 첫 3000선에 도달했고, 같은 해 6월25일 3316.08까지 오르면서 최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그 해 12월28일을 끝으로 코스피는 2000대에서만 움직였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가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내세우면서 코스피가 작년 7월11일 2891.35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내 다시 힘을 잃었다.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의 여파까지 몰아치면서 코스피는 작년 한해 동안 9.63%나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 3일 대통령 선거에서 ‘코스피 5000’ 시대를 내건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반전의 드라마를 쓰고 있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12.02% 상승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가 하락 마감한 것은 지난 13일 단 하루에 불과했다.

이달에만 외국인투자자가 코스피 주식을 4조8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증시가 개선되면서 투자자가 증권사 계좌에 맡긴 돈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17일 65조원을 넘기면서 3년 2개월만에 가장 크게 불어났다.

권해석 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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