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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 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서 기념 세리머니에 참여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 |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이재명 정부에서 인공지능(AI)을 통한 경제 성장 정책이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SK그룹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울산에 조단위 투자를 통해 ‘AI 데이터센터’ 건립에 나섰다.
SK는 지난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프라사드 칼야나라만 AWS 인프라 총괄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 AI 데이터센터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번 초대형 프로젝트는 SK가 AWS와 공동으로 울산에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것이다. 1단계로 오는 2027년 11월까지 40메가와트(㎿)를 우선 가동하는 것을 목표다. 또 오는 2029년 2월까지 전체 103㎿ 시설이 완공된다. 투자 규모는 7조원대로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6만장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 데이터센터다.
운영 방식은 SK가 인프라를 공급하고 AWS가 이를 활용(임차ㆍ운영)하는 협력 모델이다. 이번 파트너십은 AWS가 2027년까지 한국에 약 58억8000만달러(한화 약 7조85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장기 투자와는 별도로 추진되는 것이다.
SK그룹이 데이터센터 건설을 주도하고, AWS는 한국 고객에게 AWS의 선도적인 AI 및 클라우드 기능을 폭넓게 제공할 예정이다. 데이터센터 설계ㆍ건축과 전력ㆍ열 관리 등에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SK가스, SK하이닉스 등 ICT와 반도체, 에너지 등 계열사가 전방위로 참여해 그룹 전체가 총력전을 벌인다.
최근 AWS를 비롯해 구글과 MS, 알리바바 등의 미국과 중국 빅테크들은 서울과 수도권에 데이터센터를 경쟁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실시간으로 대용량의 데이터를 주고받기 때문에 고객사와 근접할수록 유리하다.
그럼에도 AWS가 울산을 낙점한 것은 울산은 바닷가 산업단지에 위치해 있어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수적인 냉각수 조달과 폐열 관리가 용이한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울산은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국내 제조업의 핵심 기업들이 밀집해 있다. 이들 기업이 AI 전환을 추진하면서 대규모 데이터와 AI 연산 수요가 발생하고 있어, AWS 입장에서는 잠재 고객과 가까운 입지다.
울산 데이터센터가 본격 가동될 경우, 산업 현장에서의 AI 활용이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울산 AI 데이터센터 출범을 기념해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AI 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에서 최 회장은 “울산을 AI 특화 메가 샌드박스로 지정하면 제조 산업과 AI가 융합된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며, 울산의 ‘AI특구’ 지정을 정부에 요청했다.
재계에선 글로벌 AI 경쟁을 SK가 이끌기 위해 새 정부에서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SK의 이번 행보는 민관 협력을 통한 AI 인프라 확대, △글로벌 투자 유치, △지역 균형 발전을 모두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AI 생태계를 강조해 온 SK가 이번 울산 AI 데이터센터 출범을 계기로 SK가 본격적인 글로벌 AI 인프라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평가했다.
최 회장은 “AI는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모든 산업을 혁신시키는 본질적 기반”이라며 “SK는 AI 데이터센터, 고대역폭메모리(HBM), 소버린AI 생태계까지 전 분야에 걸쳐 AI 국가 경쟁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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