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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내 TV에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미국이 21일(현지시간) 이란의 핵시설을 겨냥한 공습을 전격적으로 감행했다. 미국의 대이란 군사 개입이 현실화되며 국제사회의 긴장감도 최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3개 핵시설에 대한 ‘매우 성공적인 공격’을 완료했다고 전했다.
그는 “모든 항공기는 현재 이란 영공을 빠져나왔다. 모든 항공기는 안전하게 귀환 중”이라며 “주요 목표 지점인 포르도에 폭탄 전체 탑재량이 모두 투하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대한 미국 전사들에게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 세계 어느 군대도 이 같은 일을 해낼 수 없다”며 “이제 평화의 시기가 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또 다른 게시물에서 “포르도는 끝장났다”(FORDOW IS GONE)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이는 미국, 이스라엘, 그리고 세계를 위한 역사적 순간”이라며 “이란은 이제 이 전쟁을 끝내는 것에 동의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트럼프는 이어 백악관에서 가진 대국민 담화에서도 “중동의 불량배(bully)인 이란은 이제 평화를 구축해야 한다. 이란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향후 공격은 훨씬 강력하고 훨씬 쉬울 것”이라며 이란이 미국의 요구대로 핵무기 개발 능력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으면 더 강력한 공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는 “이란에는 평화가 아니면 비극이 있을 것이며 그 비극은 우리가 지난 8일간 목격한 것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표적이 많이 남았다는 것을 기억하라”면서 “만약 평화가 빨리 도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런 다른 표적들을 정밀하게, 신속하게, 숙련되게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우리의 목적은 이란의 핵농축 역량을 파괴하고 세계의 최대 테러 후원 국가가 제기하는 핵 위협을 저지하는 것이었다”면서 “공습은 군사적으로 극적인 성공이었다. 이란의 주요 핵농축 시설은 완전히 전적으로 제거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40년간 이란은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고 말해왔다”면서 “우리는 이란 증오의 직접적인 결과로 수천명을 잃었고, 중동 전역과 전 세계에서 수십만명이 죽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미국의 공격에 B-2 스텔스 폭격기가 관여했다고 미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B-2 폭격기는 지하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핵 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현존 유일한 초대형 폭탄인 ‘벙커버스터 GBU-57’을 2개 이상 탑재할 수 있는 최첨단 공군 자산이다.
폭스뉴스는 포르도에 벙커버스터 GBU-57이 6발 투하됐고, 다른 핵 시설에는 토마호크 미사일 30여 발이 발사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승리’ 선언과 달리, 이란의 반발과 위협도 과격해지며 중동 지역의 불안감은 한층 더 고조되는 분위기다. 기습 공격을 감행한 미국을 향한 국제사회의 규탄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란 IRNA 통신에 따르면 포르도 핵시설이 있는 이란 쿰 지역의 위기 관리 센터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몇 시간 전 쿰 방공 시스템이 활성화되고 적의 목표물이 인식된 후 포르도 핵 시설 지역의 일부가 적 공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미국의 공격 이후 이란 국영 TV 진행자는 방송 중 “이제 모든 미국 시민과 군인이 합법적 표적이 됐다”고 경고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미국이 이란에 대해 무력을 사용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이미 벼랑 끝에 내몰린 지역에서의 위험한 확전이며 국제 평화 및 안보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지금과 같이 위험천만한 시기에는 혼돈의 악순환을 피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군사적 해결책은 없으며 앞으로 나아갈 유일한 길은 외교”라고 지적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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