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ㆍ놀이ㆍ주거 한 번에
380세대 ‘육아특화 아파트’
“육아 탈서울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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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 양육친화 주택 ‘아이사랑홈’ 예시 사진. / 사진 : 서울시 제공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1층엔 어린이 놀이공간 ‘상상나라’가 아이들을 맞이하고, 2층엔 서울형 키즈카페가 문을 연다. 바로 옆에는 우리동네 키움센터와 장난감도서관도 있다. 병원, 학원 같은 생활 인프라까지 같은 건물 안에 들어선다. 그 위로는 20~30평 중형 면적의 아파트 380세대가 펼쳐진다. 서울시가 선보일 ‘양육친화주택 아이사랑홈’ 1호의 상상도다.
서울시는 24일, 영등포구청역 인근 ‘당산공영주차장’ 부지에 국내 최초의 육아특화 복합주거단지인 ‘양육친화주택 아이사랑홈 1호’를 짓기 위한 설계공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설계공모는 오는 27일 시작되며 당선작은 10월 2일 공개된다. 착공은 2027년을 목표로 한다.
이 단지는 주택과 육아 인프라를 하나의 공간에 통합해 아이를 키우는 가구가 주거와 돌봄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저출생 대책인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 가운데 주거 분야 대표 사업이다.
단순히 아이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양육자의 생애주기를 고려한 새로운 생활 모델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380세대 규모의 주택은 층간소음 저감, 육아용품 전용 수납공간, 가변형 평면 구조 등 양육자가 실제 겪는 고민을 반영해 설계된다. 맞벌이, 다자녀 가구 등 다양한 가족구성 변화도 수용할 수 있도록 계획됐다. 내부는 놀이, 학습, 안전이 고려된 아동 중심 공간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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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동 양육친화주택 설계공모 포스터. / 사진 : 서울시 제공 |
입주자는 무주택자 중 12세 이하 자녀를 둔 가구(태아 포함)로, 소득 수준에 따라 우선공급(가점제)과 일반공급(추첨제)으로 나뉘어 선발된다. 우선공급의 경우 중위소득 150% 이하, 일반공급은 180% 이하가 기준이며, 입주 후 자녀를 추가 출산하면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저층부엔 서남권 상상나라, 서울형 키즈카페, 우리동네 키움센터, 장난감도서관 등 공공 육아인프라가 한데 들어선다. 동시에 병원, 학원 등 민간 시설도 함께 입주해 지역 주민까지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구성된다. 상상나라는 체험 중심의 어린이 복합문화시설, 키즈카페는 미세먼지 없는 실내 놀이와 돌봄 공간, 키움센터는 일시‧상시 돌봄을 제공한다. 장난감도서관에서는 장난감, 도서, 육아용품도 빌릴 수 있다.
이번 설계공모는 주거와 돌봄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새로운 형태의 주거단지를 선보이는 실험이기도 하다. 시 관계자는 “단위세대 평면에서부터 커뮤니티 공간, 외부활동 공간, 보안과 개방성 간의 균형까지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는 이 사업이 아이를 키우기 위해 도시를 떠나야만 했던 젊은 세대에게 ‘서울에서도 가능한 육아’를 보여줄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양육친화주택 아이사랑홈’은 양육자들의 최대 현안인 주택문제와 돌봄부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양육가족의 생애주기에 최적화된 주거모델”이라며 “이번 공모에 ‘양육친화주택 아이사랑홈’의 품격을 높일 수 있는 설계안을 많이 제시해주시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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