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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임성엽 기자]#. 1970년대 스페인 빌바오는 산업환경 변화와 경제 위기로 쇠락의 길을 걸었다. 이 도시의 반전은 1990년대 건립한 ‘구겐하임’ 박물관으로부터 진행했다. 구겐하임 박물관 덕분에 빌바오엔 매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리는 등 10년만에 연 2조원이 넘는 경제효과를 창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미술관 하나를 제대로 멋지게 지어냄으로써 자타가 공인하는 문화예술로 먹고사는 경제력을 창출하는 도시가 됐다”고 평가했다.
24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한국 건축문화 종합지원계획을 발표한 이유는 빌바오부터 싱가포르, 뉴욕을 보듯 ‘창의적 건축물’이 시민 삶의 질은 물론 도시품격과 종국엔 도시경쟁력까지 키워낼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특히 오 시장은 이런 삶의 질을 높이는 하드웨어는 시대의 혁신적 건축가들이 창출해낼 수 있다고 봤다. 혁신건축가가 남긴 유산인 건축물들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도시의 귀중한 자산으로서 가치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오세훈 시장의 이번 건축문화 종합지원계획은 어느 한순간 즉흥적으로 추진된 결과물이 아니다.
오 시장은 이미 첫 시정을 맡은 2006년부터 “도시건축은 시민 삶과 직결된다”는 걸 알고, 도시건축 혁신정책을 추진해 왔다.
2006년 8월 디자인 서울 정책을 추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디자인 전담부서를 마련해 행정에 디자인을 담았다. 2007년 8월엔 건축심의 개선대책을 마련해 이른바 ‘성냥갑 아파트’들을 퇴출했다.
현재 서울 신축아파트들이 각각의 독특하고 혁신적 디자인을 담고 건설된 배경은 2007년부터 서울시가 추진한 ‘주동형식, 입면(발코니 등) 다양화’ 정책의 결과물이다.
이번 계획은 약 2개월 전부터 오세훈 시장이 서울 시내 혁신 건축 현장을 찾아 직접 보고, 듣고, 느끼고 있는 ‘건축기행’의 연장선으로 발표됐다. 건축가들이 개선을 실제 체감할 수 있도록 실효성 높은 지원을 펼치겠다는 오 시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오 시장은 전통시장을 MZ 핫플레이스로 변신시킨 지난해 서울시 건축상 대상작 용산구 신흥시장 ‘클라우드’를 비롯해 낡은 공영주차장을 맞춤형 건강증진센터로 탈바꿈한 ‘강남구웰에이징센터’ 등 서울시내 혁신건축물 15곳을 차례로 방문, 19명의 건축가들을 직접 만났다. 지난달 23일에는 대한건축사협회, 한국건축가협회 등 주요 건축단체와 간담회를 개최했다.
오세훈 시장은 “경쟁력 갖춘 혁신건축가가 국내에서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고 세계무대에서 K-건축의 위상을 떨칠 수 있도록 디딤돌을 놓아 주는 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라며 “이와 함께 신진건축가들이 서울에서 자신의 가능성과 창의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서울이 테스트 베드이자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어 “대한민국의 브랜드인 ‘K’의 명맥을 K-건축이 이어나가도록 건축가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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