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의 완전변경 모델
일상과 퍼포먼스의 조화
제주 가로지른 V8배기음
안개길에서도 빛난 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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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사진: 강주현 기자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제주도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달린 2세대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는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이었다. 때로는 구름이 낮게 깔린 하늘과 안개 낀 산길을 달리며 완성형 스포츠카의 매력을 여실히 드러냈다.
지난 24일 제주 엠버 퓨어힐 호텔을 출발해 해안도로와 한라산 자락의 산림도로를 오간 약 4시간의 ‘메르세데스-벤츠 드림 라이드’ 시승에서 이 차의 성능과 안정성을 체감할 수 있었다.
2015년 1세대 출시 이후 10년만에 선보이는 2세대 GT는 476마력 4.0L V8 바이터보 엔진(M177)을 탑재했다. AMG 스피드시프트 MCT 9단 변속기와 결합했다. 71.4㎏fㆍm의 최대토크는 1세대 GT 라인업 중 가장 강력했던 GT R 모델과 동일한 수준이다. 최고 시속은 295㎞, 복합연비는 6.5㎞/ℓ다.
시동을 걸자마자 울려 퍼진 8기통 배기음이 존재감을 알렸다. 가속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차체가 앞으로 밀려나는 듯한 강한 추진력이 느껴졌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는 순간 엔진은 깊고 웅장한 소리를 내며 제주의 정적을 가로질렀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3.9초라는 수치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었다.
직선구간에서의 폭발적인 가속력에 더해 코너링 구간에서 보여준 민첩함도 놀라웠다. 최대 2.5도의 후륜 조향을 지원하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이 빠른 방향 전환을 도왔다. 특히 안개가 자욱한 산림도로에서 완전 가변식 사륜구동 AMG 퍼포먼스 4MATIC+의 진가가 드러났다. 시야가 제한된 상황에서도 노면 상황에 따라 동력 배분을 실시간 조절하며 안정적인 주행을 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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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사진: 강주현 기자 |
컴포트 모드에서는 일반 세단처럼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해 확실한 캐릭터 변화를 보여줬다. 액티브 롤 스태빌라이제이션이 적용된 AMG 액티브 라이드 컨트롤 서스펜션은 좌우 롤링을 효과적으로 제어해 고속 코너링 시에도 불안함보다는 짜릿함이 앞섰다.
트랙 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활용 가능한 점이 2세대 GT의 매력이다. 1세대 대비 2배 가량 넓어진 675ℓ 트렁크 공간으로 실용성을 높였고, 11.9인치 터치 중앙 디스플레이는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했다. 부메스터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과 무선 애플 카플레이 등 럭셔리 세단 수준의 편의사양도 기본 제공된다.
다만 스포츠카 본연의 특성상 일반 세단만큼 편안하지는 않다. 서스펜션 세팅이 단단해 장거리 주행 시 피로감이 느껴지고, 접이식 2+2 시트라지만 2열 공간은 성인 탑승이 어려운 수준이다. 짐을 놓는 공간 정도로 활용하는 게 현실적이다.
21인치 AMG 단조 휠과 AMG 레터링이 새겨진 노란색 브레이크 캘리퍼, 긴 보닛과 파워돔이 어우러진 외관은 제주도 어느 풍경과도 잘 어울렸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모습은 물론, 구름 낀 하늘 아래서도 스포츠카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여줬다.
2억560만원이라는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스포츠카 본연의 퍼포먼스와 일정 수준의 실용성을 모두 원한다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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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 실내./사진: 강주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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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사진: 강주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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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사진: 강주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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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사진: 강주현 기자 |
제주=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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