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장[국회 사무처 제공]

[대한경제=강성규 기자]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둘러싼 여야 합의가 끝내 불발되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했다.

최대 쟁점이었던 법제사법위원장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4선), 예산결산위원장에는 같은 당 한병도 의원(3선)이 선출됐다.

문화체육관광위원장에는 김교흥 민주당 의원(3선)이 뽑혔다. 운영위원장은 관례에 따라 여당 원내대표인 김병기 민주당 의원(3선)이 맡는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이들에 대한 선출안을 투표를 통해 의결했다. 투표에는 민주당 의원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개혁신당 등 야당 의원을 포함해 모두 171명이 참여했다.

국민의힘은 여당의 상임위원장 선출 강행에 반발해 본회의를 보이콧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와 다수당 견제를 위해 예결위원장과 법사위원장을 야당 몫으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2년 임기 원칙에 따라 내년까진 지난해 원구성 협상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배분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양측의 협상은 평행선을 달렸다.

국민의힘은 이에 예결위원장만 이날 선출하고 추후 나머지 상임위원장을 선출하자는 협상안을 내놨으나 민주당은 수용하지 않았다.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와 주요 쟁점법안 처리를 위해 상임위원장 선출을 기약없이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지금은 국회의 시간이고 속도가 제일 중요하다”며 “민주당은 해야 할 일을 속도감 있게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의장도 “현재로선 며칠 말미를 더 준다 해도 협상 진척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며 “지금으로선 시간을 더 지체하기보단 의장이 나서서 상황을 정리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야당은 격렬히 반발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여야 합의 없이 일방적 요구를 통해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려 한다”며 “민주당에 대화는 요식행위에 불과한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야당의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상임위원장 선출안을 상정하자 국민의힘은 본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민주당 주도로 상임위 구성이 마무리되면서 추경 심사와 개혁 입법 등 처리에 한층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국민의힘의 ‘여당 독식’ 반발 목소리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새정부 임기초부터 정국 갈등은 고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의원 전원은 이날 본회의가 개의하자 전원 퇴장해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송 원내대표는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는 정치란 본질적으로 소통하고 상대를 존중ㆍ인정하고 타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하지만 취임한지 1달도 채 되지 않은 지금 이 말은 전부 새빨간 거짓말임이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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