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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상반기에 기술형입찰 시장에서 승부를 가렸던 건설사들은 올 하반기 종합심사낙찰제(이하 종심제) 시장에서 전열을 가다듬어야 할 전망이다. 국가철도공단과 한국수자원공사 등 주요 발주기관의 하반기 주요 발주계획 중 기술형입찰 프로젝트가 자취를 감춘 결과다. 다만, 철도공단이 4분기 중 약 4조6640억원 규모의‘남부내륙철도 노반신설 기타공사’9개 공구 발주를 예고하며 건설사들의 치열한 수주전을 예고했다.
<대한경제>가 올해 하반기 주요 기관의 발주계획을 집계한 결과 국내 최대 발주기관 중 하나인 국가철도공단이 하반기 중 공사예정금액 300억원 이상 기준 총 5조2800억원 규모의 공사 18건 발주를 예고했다. 올해 예정했던 300억원 이상 공사 22건 중 82%가 하반기에 몰리는 셈이다.
우선 여름 휴가철인 7∼8월 중 △경인선 인천변전소 등 9개소 신축공사(307억원) △분당선 서현 등 4개 역사 시설개량공사(329억원) △경원선 회정역사 신축 공사(600억원) △수인선 학익역사 신축 공사(532억원) △천안~청주공항 노반신설 기타공사(1500억원) 발주가 예고됐다.
이어 가을부터 본격적인 발주 러시가 시작된다.
9월 ‘호남선 만경강제2교 교량개량공사(1084억원)’로 스타트를 끊은 철도공단은 4분기 중 역대 최대 종심제 사업으로 꼽히는‘남부내륙철도 노반신설 기타공사’ 9개 공구 발주에 집중할 방침이다.
9개 공구를 10∼12월 중 분산 발주할 예정인데 △2공구(4493억원) △3공구(4066억원) △4공구(5454억원) △5공구(4770억원) △6공구(4950억원) △8공구(5895억원)가 우선 발주 대상이다. 이어 연말에 △7공구(4321억원) △9공구(7005억원)가 예정됐다.
국가철도공단은 “남부내륙철도의 연내 발주 여부에 대한 건설업계 관심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9개 공구 중 대부분이 연내 착공 목표이기 때문에 빠르면 10월부터 입찰공고가 나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중견 건설사 임원은 “남부내륙철도가 연내 발주된다면, 건설사 입장에서는 수주 향방에 따라 수주목표 달성은 물론 수주액 순위도 뒤바뀔 수 있을 것”이라며, “적정 균형가격을 산정하기 위한 견적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공사예정금액 300억원 이상 기준 총 1조260억원 규모의 사업 13건 발주를 계획하고 있다. 수자원공사 역시 하반기 발주물량 전체가 종심제다.
7∼8월 △안동시 안기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시설공사(438억원) △송산그린시티 용수공급시설(2차) 설치사업(897억원)을 시작으로, 공사 역시 가을 발주 러시를 예고했다.
우선 9월 △고덕일반산단(2차) 용수공급시설 건설사업 시설공사(1공구, 1688억원) △남강댐(Ⅰ) 광역상수도 노후관 개량사업 시설공사 1공구(1667억원), 2공구(1283억원) △고덕일반산단(2차) 용수공급시설 건설사업 시설공사 2공구(809억원), 3공구(867억원) 등이 발주 예정이다.
이어 10월 △아산정수장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사업 시설공사(414억원) △남양주(왕숙2, 양정) 광역상수도 이설 및 복선화사업 시설공사(384억원) △석성정수장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사업 시설공사(384억원) 등이 발주 대기 상태다.
복병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다. 올해 63건, 8조5003억원 규모의 신규 아파트 건설공사 발주를 예고했지만, 기대와 달리 연초 계획 대비 60% 정도만 추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현재로서는 올 상반기 물량(11건, 1조4793억원)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데다, 하반기 예정 물량도 33건, 3조6380억원 규모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당초 예고했던 물량의 40%가 줄어드는 셈이어서 관련 수주계획을 세웠던 건설사들은 비상이 걸린 분위기다.
설계가격 1조3836억원 규모의 시공책임형 건설사업관리(CMR) 방식인 ‘용인 첨단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조성공사 1공구’의 재추진 시기도 관심을 모은다.
앞서 과도하다는 비판이 제기된 최근 10년 간 당해·유사 공사실적 기준 완화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1공구를 분할해 추진하거나 오는 9월 발주 예정인 2공구를 우선 또는 동시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그 외 한국도로공사는 △세종∼청주 고속도로 건설공사 1~4공구(1조2781억원) △울산외곽순환 고속도로 건설공사 1~3공구(9122억원) △계양∼강화 고속도로 건설공사 제1~6공구(2조9152억원) 발주를 진행 중이나 정부와 총사업비 협의 단계를 밟고 있어 연내 추진 여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
최지희 기자 jh606@ 백경민 기자 w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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