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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김관주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는 신규 상장기업 수와 공모규모가 1년 전보다 모두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과정에서 공모가가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해 확정된 사례는 전무했다. 1000대 1 이상을 기록한 일반투자자 청약 경쟁률을 보인 곳도 감소했고 상장 첫날에 강세를 보인 새내기주 역시 줄어드는 등 투자 열기는 다소 식은 모습이다. 증권가는 하반기에 IPO 규제 개편안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지만 증시 호조가 우호적인 환경을 뒷받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일 IR큐더스의 ‘2025년 상반기 IPO 현황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 1~6월 신규 상장사(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 코넥스 상장, 재상장 제외)는 총 38개사(코스피 4곳·코스닥 34곳)로 작년 상반기 29개사(코스피 2곳·코스닥 27곳) 대비 9개사가 늘어났다. 같은 기간 공모규모도 1조6711억원에서 2조2095억원으로 32.2%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올 상반기 코스피에서는 △LGCNS △서울보증보험 △씨케이솔루션 △달바글로벌(비모뉴먼트) 등 4곳, 코스닥에서는 △미트박스글로벌 △와이즈넛 △아스테라시스 △데이원컴퍼니 △삼양엔씨켐 △피아이이 △아이지넷 △아이에스티이 △동방메디컬 △오름테라퓨틱 △동국생명과학 △모티브링크 △위너스 △엘케이켐 △대진첨단소재 △엠디바이스 △한텍 △티엑스알로보틱스 △심플랫폼 △더즌 △에이유브랜즈 △한국피아이엠 △쎄크 △로킷헬스케어 △원일티엔아이 △나우로보틱스(나우테크닉스)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이뮨온시아 △바이오비쥬 △인투셀 △키스트론 △링크솔루션 △지씨지놈 △지에프씨생명과학 등 34곳이 입성했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0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한 곳은 21개사에 달한다. △지에프씨생명과학(1443.69대 1) △나우로보틱스(1394.96대 1) △엠디바이스(1366.65대 1) △원일티엔아이(1308.07대 1) △아스테라시스(1242.4대 1) 등 순으로 높았다. 지난해 상반기엔 9곳뿐이었다.
다만, 수요예측에서 희망공모밴드 상단을 초과한 기업은 나타나지 않았다. 신규 상장사 39곳 중 29곳의 공모가는 희망밴드 상단으로 확정됐다. 1년 전만 해도 29개사 중 27개사가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가 결정된 것과 대조적이다.
일반투자자 청약에서 1000대 1 이상의 경쟁률은 낸 곳은 9개사로 전년 동기 23개사보다 대폭 감소했다. △인투셀(2268.86대 1) △지에프씨생명과학(2166.33대 1) △키스트론(2166.01대 1) △아스테라시스(1791.34대 1) △위너스(1747.74대 1) 순으로 경쟁률이 높았다.
공모가 대비 시초가가 상승한 기업 비중은 84%로 전년(97%) 대비 쪼그라들었다. 신규 상장사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상승률은 평균 65%를 기록했다. 상승률 상위 5곳은 △엘케이켐(206.2%) △키스트론(196.4%) △위너스(175.9%) △모티브링크(175.0%) △바이오비쥬(152.7%) 등이다.
이달부터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우선배정 등을 담은 ‘IPO 제도개선안’이 본격 시행된다. 의무보유 확약 우선배정 제도는 기관투자자 배정 물량 중 30% 이상을 일정 기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 기관에 먼저 주는 것이다. 30%에 미달할 땐 주관사가 공모물량의 1%(최대 30억원)를 6개월간 보유해야 한다. 내년부터는 40%로 늘릴 예정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기관투자자의 단기 매도를 지양하고 기업 가치평가를 기반으로 신중하게 수요예측에 참여하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이 같은 IPO 제도개선안을 지난 1월 발표한 바 있다.
윤철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시행될 IPO 규제 개편안에 따른 수요예측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증시 호황으로부터의 낙수효과가 이를 상쇄하기에 충분할 전망”이라며 “IPO 시장의 전방 시장 역할을 하는 기상장 시장의 호황을 기반으로 하반기 공모주 시장은 선방할 가능성이 높다. 증시 호조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증시 주변 자금은 현재 수준에서 유지되거나 증가할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김관주 기자 p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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