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동섭 기자] 지주회사 종목와 우선주(지수)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증시부양에 팔을 걷어 붙인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상법 개정까지 급물살을 타면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상장 지주사의 이날 주가는 한달 전과 비교해 크게 올랐다.
SK가 26.37%나 치솟은 가운데 △두산(18.39%%) △한화(17.35%) △LS(15.18%) △CJ(13.95%) △HD현대(12.13%) 등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지주사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TIGER 지주회사 상장지수펀드(ETF) 도 지난 한 달 간 11.43%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주사 주가 상승의 동력은 상법 개정이다. 이날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은 상법개정안에 대한 기대심리가 반영된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그간 지주사는 지배주주 일가의 높은 지분율로 인해 고질적인 증시 저평가 상태에 빠져 있었다. 지분승계 부담을 덜기 위해 주가 상승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 대주주의 이익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 탓이다. 그러나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소액주주 의결권 가치가 주가에 반영돼 지주사 주가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 후에도 기대감이 지속될 전망이다”라며 “비상장 자회사 및 의결권 가치 반영, 주주환원 강화,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개선이 이어져 기업가치가 제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종목의 경우 법 개정 기대감이 선반영됐다는 지적도 있어, 잠시 조정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주 환원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고배당 우선주도 이목을 끌고 있다. 우선주는 본주와 달리 의결권을 부여하지 않으나, 배당에서 우선권을 가질 수 있어 주주환원 수혜주로 분류된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상장 우량우선주 20개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 우선주 지수는 최근 한달 새 10.69% 상승했다. 개별 종목도 미래에셋증권2우B(46.81%) 삼성전자우(14.13%), 현대차2우B(11.45%) LG화학우(35.12%) 등이 크게 뛰었다.
또 해당 지수를 기초 지수로 삼는 ETF(상장지수펀드)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우선주’는 한달 사이 15.91%의 수익률을 냈고, 순자산 총액은 156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안 통과로 의결권 유무에 따른 리스크가 크게 축소되고 우선주의 가격 정상화가 가능하다”며 “상법 개정으로 보통주 자사주 매입 소각이 본격화될 경우, 우선주가 총 발행주식 수의 25%를 초과하면 우선주 수를 줄여야 하는 현행 규제에 따라 우선주의 자사주 매입 소각도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동섭 기자 subt7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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