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버스ㆍ주거복지 등 일상 챙겨
이재명 대통령 축전도 공개
민선 8기 3주년을 맞은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지난 1일 성공버스 정류소 앞에서 주민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 : 성동구 제공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지방자치 부활 30년, 그리고 민선 8기 3주년이 맞물린 7월 1일. 서울 성동구 정원오 구청장은 어떤 기념행사도 없이, 늘 하던 대로 주민 곁으로 향했다. 구청장으로서 마지막 임기를 시작하는 날, 그가 선택한 방식은 ‘쇼’가 아닌 ‘생활행정’이었다.
정 구청장은 “화환이나 연설 대신, 평소처럼 주민을 찾아뵙기로 했다”며 “아주 보통의 하루를 보내며 지난 12년 행정을 돌아보고, 남은 1년을 각오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른 아침, 그는 응봉산ㆍ대현산 사방사업과 하수관로 보수공사 현장을 스마트정책소통방을 통해 점검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장마철 재난 대비는 “주민의 평범한 하루는 안전에서 시작된다”는 그의 구정 철학을 반영한 것이다.
오전엔 저연차 직원들과 차담회를 열고 수평적 조직문화에 대한 생각을 공유했다. 성동구는 선배 멘토링, 식사 관행 개선, 경미한 비위에 대한 대체처분 제도 도입 등으로 조직 혁신을 이끌어왔다.
점심에는 지역 노포를 찾아 성동사랑상품권으로 식사하며 상인들의 민생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이후 ‘15분 도시’를 상징하는 ‘성공버스’ 정류장을 찾아 교통 사각지대 해소 방안을 고민했다. 정 구청장은 “문화시설 구석구석을 누비는 성공버스 덕분에 성동의 일상이 다채로워졌다는 말이 행정의 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홀로 사는 어르신에게 안부 전화를 드리고, 낙상 방지용 안전용품과 통합돌봄 서비스를 안내했다. 반지하ㆍ옥탑방 등 기후위기 취약 주거지도 직접 방문해 냉난방꾸러미 사용 여부를 확인했다. 성동구는 반지하 전수조사 및 위험거처 조례를 제정한 전국 첫 지자체이기도 하다.
이날은 그가 성동구청장으로 일한 지 12년이 되는 날이기도 했다. 그는 “내심 아쉬움도 컸지만, ‘늘 고맙다’며 손을 잡아주시는 주민들을 보며 남은 1년을 단단히 걸어가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 구청장은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축전을 받았다. 정 구청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통령님으로부터 받은 첫 축전’”이라는 말과 함께 축전 원문을 공개하며 “12년째 구청장으로 일하면서 처음 받아보는 축전이라 마음이 뭉클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방자치의 가능성과 중요성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해 주시는 대통령님과 함께 일할 수 있어 더없이 감사한 요즘”이라고 덧붙였다.
축전에서 이 대통령은 “성동구 민선 8기 출범 3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지방자치는 민주주의 뿌리이자 국민 삶을 가장 가까이에서 바꾸는 민생 정치의 밑거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성동구가 국민과 함께 더 큰 희망을 키워가는 자치의 모범이 되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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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정원오 구청장이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민선 8기 3주년 축전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사진 : 정원오 성동구청장 인스타그램 |
두 사람의 인연은 과거에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이던 지난해 4월, 정 구청장은 당대표 자치분권 특보로 위촉됐다. 같은 해 11월, 이 대통령은 유튜브 방송에서 “서울 성동구 정원오 구청장은 내가 봐도 진짜 잘한다”라며 “나도 한때 성남시장할 때 잘한다는 소리 듣긴 했는데 그때보다 더 잘하는 것 같다”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정 구청장은 지난 2019년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자 서울 기초단체장 중 앞장서서 대법원에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인물이기도 하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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