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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빈의 장애인 주거시설 ‘카리타스 빈 보운게마인샤프트 바티크가세’를 찾아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
[대한경제=임성엽 기자]“데이케어센터를 혐오시설로 인식하는 점은 고쳐나가야 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치매노인 노양시설을 방문해 일부 반발을 빚고 있는 서울 관내 정비사업장의 ‘노인돌봄시설’ 확충문제와 관련, “제도개선과 더불어 시민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이날 오 시장은 빈 ‘카리타스 생트 막달레나’를 방문했다. 이 시설은 치매 어르신들이 거주하는 노인요양시설이다. 재가요양부터 병동 요양, 재활과 데이케어는 물론 호스피스까지 통합 제공한다.
서울시는 다음 달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됨에 따라, 오스트리아 모델처럼 지역 기반의 실버․데이케어센터를 대폭 확충해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 누구나 사각지대 없이 필요한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9988 서울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시는 현재 35개소인 공공실버케어센터를 2040년까지 85개소로 대폭 확대하고 폐원 위기에 어린이집을 민간실버케어센터로 전환할 수 있도록 사업비를 지원해 내년 15개소를 시작으로 2040년까지 140개소를 조성할 계획이다.
혼자 생활하기 힘든 치매 어르신에게 중증도에 따른 맞춤형 돌봄을 제공하는 데이케어센터도 2040년까지 자치구별로 2곳씩, 총 50곳을 조성한다는 목표다.
문제는 정비사업 공공기여로 실버, 데이케어센터를 확충하려는 계획이 일부 사업장 반발을 사고 있다는 점이다.
오 시장은 오스트리아 시설 방문을 통해 시설을 이용하는 치매 어르신과 시설 인근 유치원 아이들이 정기적으로 교류하고, 특히 어르신이 일정시간 유치원생 양육을 돕는 점에 주목했다.
오 시장은 “바람직한 사회 분위기”라며 “한국 사회는 그렇지 않다. 어린 아이들을 치매노인 요양시설에 정기적으로 보낸다고 하면 부모들은 싫어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오스트리아 등 유럽 선진국과 초고령사회를 일찍 접한 각 국에선 이미 실버, 데이케어센터를 ‘혐오시설’이 아닌, 필수시설로 받아들였다는 것을 체감했다.
실제 오스트리아 빈의 카리타스 생트 막달레나는 주거 밀집 지역에 조성됐는데, 이미 주거시설이 자리 잡았음에도 인근 지역주민 일체의 반대 없이 치매노인요양시설이 건립됐다. 오스트리아에선 치매노인요양시설을 혐오시설로 보지 않고, 초고령사회 누구나 필요한 맞춤형 필수시설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현재 정비사업장의 노인요양시설 건립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입주민 우선권을 법제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노인요양시설을 혐오시설로 보는 인식 변화를 위한 방안을 법적으로 마련하고 있다”며 “정비사업 신축 사업장 입주자나 주변에 거주하는 분들이 우선적으로 요양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일정 비율을 할당한다면 지역이기주의나 혐오시설 인시 거부감 등의 단점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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