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백악관 제공]

[대한경제=강성규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에서 최악의 ‘앙숙’으로 급변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신당인 ‘아메리카당’ 창당을 예고했다.

머스크는 5일(현지시간) SNS에 “여러분들은 새 정당을 원하며, 그것을 갖게 될 것”이라며 “오늘 ‘아메리카당’이 여러분들에게 자유를 돌려주기 위해 창당된다”고 밝혔다.

이어 “낭비와 부패로 우리나라를 파산시키는 일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는 민주주의가 아닌 ‘일당제’ 속에 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발 법안 저지를 위한 방안으로 “상원 의석 2∼3석과 하원 선거구 8∼10곳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매우 근소한 의석수 차이를 고려할 때, 그것은 논쟁적인 법안에 결정적인 표가 되기에 충분할 것이며 진정한 국민의 의지를 반영하도록 보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반(反)트럼프’ㆍ‘비(非) 민주당 지지표’를 흡수함으로써 상ㆍ하원에서 일정 정도의 의석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상ㆍ하원 모두 다수를 점한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법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는 것을 막고 제3당으로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겠다는 뜻이다.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라고 명명한 법안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각을 세운 바 있다. 여기에는 감세, 국경보안 강화책 등 트럼프 2기 핵심 국정 의제를 실현하기 위한 조항들이 두루 담겨 있다.

그러나 미국의 ‘양당제’ 고착화 등 현실을 고려할 때 머스크의 도전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현재로선 지배적이다.

미국 CBS는 50개주 별로 각각 다른 정당법과 선거법, 기성 정치권의 견제 등을 고려할 때 미국에서 새로운 전국정당을 세우는 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에게조차 벅찬 일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선거전문가 브렛 카펠은 “모든 주의 주법은 양대 정당에 유리하게 편향돼 있고, 제3 정당의 출현을 어렵게 만들어 놓았다”고 말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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