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박흥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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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 국제안전보건전시회(KISS 2025)’에서 관람객들이 AI기반 지능형 CCTV솔루션을 살펴보고 있다./ 안윤수 기자 ays77@ |
“위험! 계단 옆에 작업자가 쓰러져 있습니다!”
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한 ‘2025 국제안전보건전시회(KISS 2025)’. 스마트 건설안전 솔루션 기업 ‘원모어시큐리티’ 부스의 스크린이 다급한 경고를 쏟아냈다. 단순한 ‘넘어짐’ 감지를 넘어, 인공지능(AI)이 ‘계단 옆’이라는 위치 정보와 ‘쓰러짐’이라는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훨씬 구체적인 상황을 유추해낸 것이다. 과거의 CCTV가 단순히 현장을 비추는 ‘눈’의 역할에 그쳤다면, 이제는 스스로 생각하고 분석하는 ‘두뇌’를 탑재한 셈이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주최한 이번 전시회는 ‘지능형 AI’와 ‘웨어러블 기기’를 필두로 건설업계의 안전 패러다임이 얼마나 진화했는지를 명확히 보여줬다. 사고 발생 후 대책을 마련하는 ‘사후약방문’을 넘어, 사고 발생 가능성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예측 기반 예방’이 현실로 다가온 모습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고도화된 AI 영상분석 기술을 통한 안전관리 플랫폼이었다. ‘세이지’와 원모어시큐리티 등 기업들은 저마다 지능화된 솔루션을 공개했다. 이들이 공개한 플랫폼은 작업자의 안전모나 안전고리 착용 여부를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위험구역에 사람이 접근하는 상황이나 건설장비가 충돌할 위험 등을 미리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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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이 원모어시큐리티의 부스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박흥순 기자 |
CCTV를 활용한 영상분석 솔루션에 더해 스마트워치, 스마트안전모 등 웨어러블 단말과 결합해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도 방문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안전환경 플랫폼 기업 ‘켐토피아’는 자체 개발한 스마트워치를 선보였다. 이 스마트워치는 현장 근로자의 심박수와 생체신호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관제센터로 전송하고, 관제센터에서는 이를 활용해 근로자에게 휴식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스마트안전보호구 기업 ‘아스가드’의 부스에서는 스마트헬멧을 공개해 이목을 끌었다. 이 스마트헬멧은 충격보호 기능 뿐만 아니라 무전기, 충격감지 및 응급구조신호 전송, 작업현장의 체감온도 측정 등의 기능을 탑재해 효과적인 안전관리를 가능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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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자의 활동량, 체온, 심박수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켐토피아의 SS(Safesense) 밴드. /사진:박흥순 기자 |
또 개인형 스마트 인체보호 솔루션 기업 ‘세이프웨어’는 비계, 하역 작업 시 떨어짐 사고로부터 작업자의 신체를 보호할 수 있는 추락보호 에어백을 선보였다. 베스트(Vest)형태의 이 제품은 작업자가 고소 작업 중 중심을 잃고 떨어지는 상황을 센서가 자동으로 감지해 에어백을 전개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상황실로 응급구조 신호를 전송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스마트 안전기술이 AI와 웨어러블 등 다양한 기술·기기의 융합으로 발전하면서 현장의 수용성도 높아지는 추세다.
현장에서 만난 웨어러블 기기 관계자는 “과거에는 기술의 도입이 감시와 통제로 여겨져 현장 근로자들의 거부감을 유발했으나 이제는 오히려 자신을 지켜주는 필수 장비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며 “건설현장에 스마트 안전관리 솔루션이 뿌리를 내린다면 관리자와 근로자 모두의 피로도를 줄이고 안전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흥순 기자 so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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