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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앞바다 지킨 해양환경인명구조단 /사진: 구조단 제공 |
깨끗한 바다 위해 발벗고 나선 구조단 대원들
고흥만·염포항 일대 수중 쓰레기 수거
양석훈 대장 "바다는 우리의 삶, 우리가 지켜야 한다"
[대한경제=신용원 기자] 수면 아래 숨겨진 쓰레기 더미를 걷어낸 사람들, 이들은 조용히 고흥 바다를 살리고 있었다.
해양환경인명구조단은 최근 전남 고흥군 고흥만 일대와 나로도 염포항에서 수중 정화 활동과 해안가 주변 쓰레기 수거 작업을 펼쳤다. 이번 정화 활동은 해양 폐기물 증가로 해양 생태계와 어업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뤄졌다.
양석훈 대장을 중심으로 한 구조단 대원들은 바닷속에 쌓인 각종 폐어구, 플라스틱, 생활쓰레기 등을 맨손으로 수거하며 하루 종일 물속과 갯바위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이번 수중 정화작업은 사전 현장 조사와 안전 점검을 거쳐 계획적으로 진행됐다. 해양환경인명구조단은 민간단체임에도 체계적인 장비와 수중 수색·구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재난·재해 대응 외에도 자발적인 환경정화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특히 고흥만과 염포항 일대는 해양쓰레기 밀집 지역으로 분류돼, 정기적인 정화작업이 필요한 곳이다.
양석훈 대장은 “해양 쓰레기는 단순한 미관 문제가 아니라 생태계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며 “해양은 우리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자산이자 생명줄이다. 누구든 나부터 지킨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조단은 이달 말까지 정기적으로 고흥지역 연안을 순회하며 수중과 해안 정화 활동을 계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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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환경인명구조단이 고흥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수중 쓰레기. /사진: 구조단 제공 |
대원들은 다이빙 장비를 착용하고 수심 5~10m 아래까지 잠수해, 플라스틱 병, 폐타이어, 그물망 등 각종 해양 폐기물을 수거했다. 해안가에서는 유리병, 스티로폼, 일회용품 등이 대거 수거됐다. 이번 활동으로 수거된 쓰레기만 약5톤에 달하며, 대부분 재활용이 어려운 오염물질이다.
구조단은 이 같은 활동을 통해 지역 어민들의 조업환경 개선에도 기여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어민들은 “그물에 자꾸 폐기물이 걸려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런 활동이 반복돼야 바다가 살아난다”고 말했다. 주민들과의 협력도 이어지고 있으며, 인근 학교와 청년단체들도 다음 활동에 동참 의사를 밝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민간 구조단의 자발적인 환경 정화 활동이 해양보호의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구조단원들이 해양 안전과 환경 보존을 함께 실천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크다.
한편, 해양환경인명구조단은 향후 정기적인 해양정화 외에도 해양안전 교육, 시민참여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국민과 함께하는 ‘살아있는 바다 만들기’ 운동을 확대할 계획이다. 바다를 살리는 일이 결국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신용원 기자 leeas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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