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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직접설립으로 사업 속도…9월 창립총회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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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7-10 06:00:35   폰트크기 변경      
[인터뷰] 김덕용 시흥1구역 재개발 조합설립 주민협의체 부위원장(주민대표)

초심ㆍ투명ㆍ공정으로 주민 설득

추진위는 시간 걸리고 부담 커져


김덕용 시흥1구역 재개발 조합설립 주민협의체 부위원장(주민대표)이 지난 8일 서울 금천구 시흥1구역 재개발 조합설립 주민협의체 사무실에서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종무 기자

[대한경제=이종무 기자] 정비사업에서 공공지원 조합직접설립 제도는 토지 등 소유자 75% 이상이 동의하면 기존 조합설립 추진위원회 단계 없이 조합을 바로 설립할 수 있다. 행정 절차가 대폭 간소화해 전체 사업기간을 단축하고 그만큼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사업 초기 보조금 등 지자체에서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고, 주민 자율성을 높일 수 있어 사업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흥1구역은 서울에서 공공지원 조합직접설립 방식으로 진행되는 대표적인 재개발 사업지 가운데 하나다. 금천구 시흥4동 810번지 일대로 2021년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1차 후보지로 선정된 뒤 지난해 7월 정비구역으로 지정 고시됐다. 통상 정비구역 지정부터 조합 설립까지 3년 6개월 정도 소요되지만, 시흥1구역은 조합직접설립 방식을 택하면서 이르면 오는 9월 초 조합 창립총회를 앞두며 빠른 사업 추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곳은 현재 토지 등 소유자 546명으로 구성됐다. 앞으로 구역면적 6만8201.6㎡에 지하 2층~지상 최고 35층 아파트 1170가구(임대 225가구 포함)와 부대복리시설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인근에 오는 2027년 신안산선 시흥사거리역이 예정돼 있고 수도권 전철 1호선 금천구청역도 멀지 않아 교통이 양호하다는 평가다.

김덕용 시흥1구역 재개발 조합설립 주민협의체 부위원장(주민대표)은 조합직접설립 방식으로 추진하는 데 반대가 많았지만, 일일이 주민들을 직접 만나 제도의 장점 등을 설명하고 설득하며 갈등 요인을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주민들에게 배포한 홍보 소책자만 A4 용지로 3만7000장에 달한다. 아파트 한개층을 쌓고도 남는 규모다.

김 부위원장은 초심, 투명, 공정을 좌우명으로 시흥1구역을 서울에서 살기 좋은 최고의 주거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게 목표라면서, “아파트가 잘 지어지고 경로당에서 주민들에게 막걸리 한잔 얻어먹는 게 꿈”이라고 소박한 소망을 전했다. 그에게 시흥1구역 주민대표로서 주민들과의 소통 철학 그리고 앞으로의 비전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덕용 시흥1구역 재개발 조합설립 주민협의체 부위원장(주민대표)이 지난 8일 서울 금천구 시흥1구역 재개발 조합설립 주민협의체 사무실에서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종무 기자

-시흥1구역에 3대째 거주하는 것으로 안다. 지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것 같다.
=서울 영등포 신길동에서 태어나 1984년경 이곳 시흥4동으로 이사왔다. 아버지께서 여기서 돌아가시고 저와 함께 우리 아이들까지 3대째 살고 있다. 토박이라면 토박이다. 시흥1구역도 70~80대 이 지역 토박이분들부터 30~50대분들까지 주민 구성이 다양하다.

-이곳 주민들은 애초 추진위 방식을 더 선호했다고 한다. 반대 의견이 많았을 것 같다.
=추진위로 진행하고 있는데 왜 나서서 조합직접설립을 하는지 항의하러 오는 분들이 있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는 거냐, 밥상 차려놨더니 숟가락 얹으려고 하느냐, 비상대책위원회냐 등 오해도 많이 받았다. 참 슬펐다. 하지만 그때마다 그분들의 얘기를 다 듣고 이해하면서도 조합직접설립이 왜 더 나은지 설명하고 설득했다.

-반대가 심한 것을 그 반대로 설득하는 일은 어떤 원칙 없이는 중심을 잡는 게 어렵지 않나.
=정직하면 무서울 게 없다. 늘 정직하게 임했다. 초심, 투명, 공정. 우리의 모토(좌우명)다. 지금도 권위의식 없이 ‘우리는 머슴이다’이란 생각이다. 이러다 보니 한분, 한분 마음을 알아주기 시작했고 여기까지 오게 됐다. 홍보물을 인쇄해 가가호호 우편함에 일일이 넣고, 이곳 사무실 TV는 주민들도 다 볼 수 있는 도로 쪽으로 설치해 조합직접설립 제도를 알렸다.

-그렇다면 추진위와 비교해 조합직접설립 방식의 장점은 무엇인가.
=추진위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그만큼 주민 부담도 커진다. 또 조합 설립을 추진하다가 무산되면 매몰비용이 발생한다. 이를 다 주민들이 부담해야 한다. 반면 조합을 직접설립하게 되면 지자체에서 예산을 준다. 예산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역시 도중에 사업이 정지되도 주민 부담은 없다. 시흥1구역도 금천구 예산으로 진행 중이다.


추진위 방식을 택한 사업지 일부에서 주민들이 매몰비용으로 피눈물 흘리는 경우를 봤다. 이 모습을 TV 등 언론에서 많이 봐왔고, 조합직접설립을 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에 공공지원자인 구청장이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를 주민협의체 위원장으로 임명한다. 협의체를 구성하기 위해 주민대표를 뽑는 것이다. 구에서 예산도 받기 때문에 봉급도 없다. 본인도 2년 넘게 봉급 없이 일하고 있다. 하지만 추진위는 위원장에게 봉급을 줘야 한다. 협의체는 첫째도 주민, 둘째도 주민이다.


김덕용 시흥1구역 재개발 조합설립 주민협의체 부위원장(주민대표) /사진:이종무 기자

-향후 조합 창립총회 일정은.
=우선 이달 말쯤 주민설명회를 연다. 추정 분담금이 산출되고 개별 통지한 뒤, 토지 등 소유자 75%가 동의하면 오는 9월 초~중순쯤 조합 설립을 위한 총회를 열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목표는 무엇인가.
=금천구에서 최고 살기 좋은 랜드마크 아파트를 만드는 게 꿈이다. 이를 위해 주민 의견을 충분히 듣고 수렴하겠다. 지금처럼 나는 머슴이고, 주민이 항상 우선이다. 주민을 위해 생각하고, 주민을 위해 일하겠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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