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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파트값 주춤…非강남권 풍선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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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7-10 15:53:28   폰트크기 변경      
부동산원 이달 첫째주 매매 분석

서울 아파트 매매값 상승 폭 축소

관망 추이 심화…매수 문의 감소

강남 아파트 거래 작년比 90% ↓


강서ㆍ구로ㆍ금천구 매매가 오름세

마곡엠밸리6단지 전용 84㎡ 16억

해당 면적 기준 사상 최고가 경신


서울 주요 자치구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 /사진:대한경제 DB

[대한경제=이종무ㆍ황은우 기자] 정부의 6.27 대출 규제 여파가 서울 강남권 부동산 시장 심리 위축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거래가 사실상 자취를 감추며 관망세를 보이면서다. 다만 그 사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비강남권으로 수요가 몰리는 등 풍선효과 조짐도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7월 첫째 주ㆍ지난 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9%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2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오름 폭이 전주(0.4%)보다 다소 줄었다.

특히 강남권(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 오름 폭이 전주보다 크게 축소하며 상승세가 주춤한 모습이 두드러졌다. 강남구가 0.73%에서 0.34%로 줄었고, 송파구와 강동구도 각각 0.75%에서 0.38%, 0.62%에서 0.29%로 쪼그라들었다. 서초구는 0.65%에서 0.48%로 낮아졌다. 마포구(0.85%→0.6%), 용산구(0.58%→0.37%), 성동구(0.89%→0.7%) 등 한강변 대표 선호지역인 마용성(마포ㆍ용산ㆍ성동구)도 가격 상승 폭이 모두 전주보다 줄었다.

이는 정부의 6.27 대출 규제가 시행돼 일부 영향을 받은 전주(6월 다섯째 주ㆍ지난달 30일 기준)의 상승 폭과 비교하면 확연히 드러난다. 실제로 강남(0.84%→0.73%), 서초(0.77%→0.65%), 송파(0.88%→0.75%), 강동(0.74%→0.62%)의 전주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이 지난달 넷째 주 대비 약 0.1%p대씩 낮아진 점을 고려하면 이달 들어 더욱 빠르게 보폭이 줄어든 것이다.

부동산원은 “신축ㆍ재건축 추진 단지 등 일부 선호 단지에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부동산 시장 참여자의 관망 추이 심화로 전반적인 매수 문의가 감소하는 등 서울 전체 상승 폭이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과 마용성 등 현장에서는 거래를 문의하는 발걸음이 잦아들며 관망세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남권, 마용성 등 한강 벨트를 정조준한 대출 충격 요법이 매수자들에게 경계감을 심어줬고, 이에 따라 조정 국면으로 진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경제>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봐도, 6.27 대책이 시행된 지난달 28일부터 전날까지 12일 간 강남구 아파트 전체 매매 거래량은 모두 22건이었다. 이마저도 계약을 취소한 1건을 제외하면 21건에 그친다.

지난달 16일부터 27일까지 같은 기간 거래량이 185건이던 점을 감안하면 약 88.6% 급감한 수치다. 6.27 대책 이후 강남구 아파트 매매 거래가 반의 반 토막 이상 뚝 끊긴 셈이다. 전년 동기(2024년 6월28일∼2024년 7월9일) 223건과 비교해도 90.6%나 줄었다.

집주인들도 일단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지만 가격은 낮추지 않는 등 당분간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일대가 일정 수준 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이어서 규제를 크게 신경 쓰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집을 내놓더라도 집을 싸게 내놓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인근 공인중개사도 “이곳 주민들은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하락 시점이 와야 집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며, 매수 예정자들도 당분간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라고 했다.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안윤수 기자 ays77@

반면 비강남권으로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효과 움직임도 일부 포착되고 있다. 부동산원에 의하면 서울 서남권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31% 상승했다. 전주(0.32%)와 비교해 상승 폭에 큰 변동이 없었던 셈이다. 특히 강서구(0.13%→0.25%)와 관악구(0.1%→0.19%), 구로구(0.11%→0.18%), 금천구(0.08%→0.09%)는 오히려 상승 폭을 키우며 오름세가 계속됐다.

6.27 대책 이후 신고가를 기록한 단지도 나왔다. 강서구 마곡동 마곡엠밸리6단지 전용 면적 84㎡는 지난달 29일 16억원으로 해당 면적 기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달 초 같은 면적에서 14억95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한달도 안 돼 1억원 이상 올랐다. 신고가는 아니지만 대책 이전의 가격을 회복한 곳도 눈에 띈다. 2003년 준공된 금천구 독산동 예전이룸 전용 61㎡가 지난달 27일 4억3000만원에 손바뀜했다.

마곡동에 한 공인중개사는 “6.27 대책 이후 교육 등 어쩔 수 없이 집을 사야 하는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대부분”이라고 귀띔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 대부분은 현재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나타난 거래 주춤 현상이 일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과 인근 수도권에 획기적인 공급 확대 없이는 장기 추세로 가격 안정이 나타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조정 국면으로 진입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본격적인 하락 국면이라고는 볼 수 없다”면서 “내년부터는 공급도 부족해지고 금리도 낮아질 수 있어 조정이 끝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규제 정책이 발표되면 일시적으로 시장이 반응할 수는 있으나 지금은 자금 유동성이 풍부해지는 시기”라며 “가격 상승 폭이 둔화가 될지언정 마이너스(-)로 바뀌는 것은 어렵고, 보수적으로 잡아도 내년부터 주요 지역에서 반등세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종무ㆍ황은우 기자 jmlee@ㆍtu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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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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